매서운 추위 속에서는 몸도 움츠러들지만,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위축될 수밖에 없는데요.
'자식이 지은 죄를 씻을 수만 있다면…' 이런 마음으로 칼날 같은 바람 속에 봉사활동에 나선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남주 기자가 만났습니다.
【 기자 】
연이은 강추위가 몰아치는 경남 창원 외곽.
노란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환경정리에 한창입니다.
이들은 다름 아닌 지난해 우리 사회를 들끓게 했던 축구 승부조작 선수들의 부모입니다.
자신들의 뉘우침이 자식들의 죗값이라고 생각하고 봉사활동으로 강추위를 녹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A 선수 부모
- "자식의 죄가 어찌 부모의 죄가 아니겠어요. 조금이라도 자식의 죄가 씻길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다 해야죠."
'속죄의 봉사활동'은 지난해 11월부터 석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모들은 생업을 포기하고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양로원을 찾아 정성스럽게 음식도 만들고, 어르신들의 말동무가 되어 외로움을 나눕니다.
▶ 인터뷰 : B 선수 부모
- "다시는 죄짓지 않고 매일 반성문 쓰면서. 안에 있는 애들이 부모를 많이 생각하니깐. 부모들이 마음고생 하는 것을 느끼지 않았을까…"
승부조작과 여기에연루된 선수들이 접은 '녹색 그라운드의 꿈'.
자식들이 사회에서 버림받지 않길 바라는 속죄의 봉사활동에는 마침표가 없습니다.
MBN뉴스 전남주입니다. [korea8@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