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시리즈에서 MVP를 수상한 삼성 오승환 선수의 별명은 돌부처인데요.
워낙 표정변화가 없어 붙은 별명인데 그런 그가 우승 순간에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고 합니다. 김동환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오승환은 김재현에게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맞았습니다.
1점차 리드에서 구원등판해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동점과 역전을 허용한 채 강판당하는 그의 표정은 참담함 그 자체입니다.
참담함은 1년 만에 환희로 바뀌었습니다.
4경기 모두 완벽한 마무리를 선보이며 삼성의 5년 만의 우승 순간을 직접 연출했습니다.
이런 결실은 피나는 재활 훈련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2008년까지 3년 연속 구원왕을 차지한 오승환은 2009년부터 어깨와 허벅지 부상을 차례로 입으면서 슬럼프에 빠졌습니다.
지난해 여름 팔꿈치 수술을 받고 난 뒤에는 직구스피드가 10km 이상 떨어졌습니다.
주 무기이던 '돌직구'도 사라졌습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수모를 당한 오승환은 '와신상담', 독기를 품습니다.
선수단보다 열흘 먼저 괌 전지훈련을 떠났고, 여기에서, 그리고 복귀해서도 불철주야 재기의 씨앗을 뿌립니다.
그 결과 올해 정규시즌에서 한 시즌 최다 타이인 47세이브를 올리며 구원왕을 탈환했고 한국시리즈 MVP로 보상을 받았습니다.
돌부처라 불리던 그도 역경을 딛고 일궈낸 우승의 순간에는 뜨거운 눈물을 제어하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오승환 / 한국시리즈 MVP
- "부상 속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는데 개인적으로 좋은 모습, 그리고 팀도 우승을 해서 기쁨이 두 배인 것 같습니다."
오승환은 오는 7일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또 한 번의 MVP 수상으로 인간승리의 대미장식을 노립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