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구세계육상대회를 본 분들이라면 남자 100m 경기를 보면서 많이 놀라셨을 텐데요.
대회 최고의 스타 우사인 볼트가 부정 출발로 실격당한 가운데 팀 동료 요한 블레이크가 총알 탄 사나이에 등극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봅니다.
이상주 기자!
【 기자 】
네, 대구 스타디움에 나와있습니다.
【 질문1 】
어제 우사인 볼트의 부정 출발 실격은 정말 충격이었는데.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 기자 】
결승전이 열리기 직전까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9초58의 세계신기록 보유자인 우사인 볼트는 특유의 익살스런 행동으로 우승을 자신했습니다.
그러나 출발 총성이 떨어지기 직전에 스타트를 하면서 부정출발로 실격을 당했습니다.
볼트는 스타트 후 곧바로 상의를 벗고 부정출발임을 인정했습니다.
이어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으며 트랙 밖으로 나왔는데 한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관중석에서는 깊은 한숨이 쏟아졌는데요.
볼트가 대회 최고의 스타인데다, 남자 100m가 가장 관심도가 큰 경기이기 때문입니다.
관중석 여기저기서 볼트에 다시 기회를 줘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고, 볼트가 떠나자 같이 경기장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볼트가 없는 레이스에서는 볼트의 팀 후배인 요한 블레이크가 9초92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한편, 볼트는 퇴장 후 믹스트 존에 모인 수백 명의 취재진을 따돌리고 곧바로 경기장을 나와 보조 훈련장으로 이동한 뒤 말없이 트랙을 달리며 분을 삭였습니다.
3~4바퀴 트랙을 돈 볼트는 트레이너의 마시지도 받는 후 모습을 감췄습니다.
【 질문2 】
한국 선수들의 성적은 어떤가요?
【 기자 】
한국 선수단은 대회 전 10-10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10개 종목에서 10위 안에 진입이라는 뜻인데요.
부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남자 20km 경보에서 김현섭이 1시간21분17초의 기록으로 6위에 오르며 첫 탑 10에 진입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부진했습니다.
첫날 열린 여자 마라톤에 이어 여자 멀리뛰기 정순옥과 남자 장대높이뛰기 김유석 등 결선 진출을 기대한 선수들이 모두 예선에서 떨어졌습니다.
여자 100m의 정혜림과 남자 400m의 박봉고, 여자 장대높이뛰기 최윤희도 예선에서 막혔습니다.
장대높이뛰기의 최윤히는 한국 기록인 4m40을 넘었지만, 결선에도 오르지 못해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습니다.
남자 10종 경기의 김건우도 7천860점으로 자신이 2006년 작성한 한국기록을 5년 만에 새롭게 썼지만, 전체 22명 중 17위에 그쳤습니다.
남자 멀리뛰기와 세단뛰기의 김덕현이 메달 후보로 거론되는데 만약 한국 선수들이 한 개의 메달도 따지 못한다면 스웨덴과 캐나다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메달을 따지 못한 개최국이 됩니다.
【 질문3 】
한국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해봅니다. 오늘의 경기 소개해주시죠.
【 기자 】
네, 먼저 저녁 7시에 남자 110m 허들 준결승전이 열리고 이어 9시 25분에 결승전이 열립니다.
2007년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중국의 류샹이 레이스가 기대되는 가운데 세계신기록 보유자 다이론 로블레스와 올 시즌 기록이 가장 좋은 데이비드 올리버의 3파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9시 45분에는 지구에서 가장 빠른 여인을 가리는 여자 100m 경기가 열립니다.
미국과 자메이카의 자존심이 걸린 대결인데요.
미국의 카멜리타 지터와 자메이카의 캠벨 브라운이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10초 64의 현역 선수 최고 기록과 이번 시즌 최고 기록을 모두 보유한 지터가 객관적 전력에선 앞서고 있지만, 캠벨 브라운과의 결승 맞대결에서는 6승19패로 뒤져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지금까지 대구 스타디움에서 MBN뉴스 이상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