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만 무성했던 프로축구 승부조작이 일부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축구계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입니다.
전광열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국내에서는 스포츠토토가 유일한 체육진흥투표권사업자지만, 인터넷상에는 베팅 금액에 제한이 없는 불법 토토 사이트가 판을 칩니다.
소위 '대박'을 노리는 사람들을 유혹하는 불법 토토.
연봉이 적은 선수들에게는 한번 중독되면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마약입니다.
현재 검찰 조사를 받는 골키퍼 A와 미드필더 B도 재정 상황이 열악한 시민 구단 선수입니다.
이들은 조직 폭력배가 뒤를 봐주는 선수 출신 브로커가 건네는 돈의 유혹에 넘어갔고, 결국 양심을 팔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승부조작 매수에 대한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미 K리그 몇몇 구단이 자체 조사 결과 불법 토토와 관련한 승부조작을 적발해 조치했다는 제보가 나왔습니다.
모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 구단 자체 조사에서 적발된 골키퍼 C는 한동안 자숙의 기간을 보냈다"며 "해당 선수와 재계약하지 않은 구단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K리그에 승부조작 독버섯이 자란다는 사실을 뒤늦게 감지한 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 말부터 움직였습니다.
스포츠토토와 연계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연맹 등록 선수들을 대상으로 불법 베팅 사이트의 문제점과 실태에 대해 집중적으로 교육했습니다.
'불법 베팅을 하다 적발되면, 벌금 5천만 원과 영구제명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의 각서도 K리그 모든 선수에게 받았습니다.
연맹의 노력을 비웃듯 승부조작 브로커들은 더욱 활개를 쳤고, K리그는 출범 28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불법 토토 사이트들은 서버 기반을 해외에 두고 있어 처벌이 쉽지 않습니다.
브로커의 뒤에는 조직 폭력배가 있습니다.
프로축구 승부조작을 근절하려면 스포츠토토와 프로축구연맹뿐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의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MBN뉴스 전광열입니다. [revelge@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