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농구가 연초부터 연맹과 구단의 법정싸움으로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무엇이 문제인지, 이상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문제는 삼성생명의 도덕 불감증과 연맹의 행정력 부재입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하면서 이종애와 박정은에게 각각 7천만 원과 9천만 원의 특별 수당을 지급했습니다.
수당으로 포장된 이른바 '뒷돈거래'로, 명백한 샐러리캡 위반입니다.
이에 WKBL은 이사회를 열고 삼성생명에 벌금 5억 8천만 원과 해당 선수들의 5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삼성생명은 이에 반발해 지난달 5일 법원에 연맹의 처분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내 효력정지 판결을 받았습니다.
일단 법원에서 삼성생명의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최악의 상황은 잠시 면했지만, 삼성생명은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습니다.
연맹의 규정은 회원사의 합의를 통해 정해집니다.
회원사인 삼성생명이 합의한 규정에 대해 법정소송을 한 것은 자신의 권위를 스스로 낮춘 행위라는 지적입니다.
삼성생명의 법적 대응에 연맹이 미숙하게 대처한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연맹과 삼성생명이 고의로 소송을 통해 시간을 끄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삼성생명의 행동이 구단 간의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일부 구단은 연맹에 샐러리캡 위반에 대한 본안 소송을 건의했습니다.
소송이 길어진다면 여자농구의 존립에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여자농구 구단 관계자 (음성변조)
- "다 알고 있죠. 이게 소송으로 진행되면 장기화한다는 것을…. 5개 구단이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적극적인 투자로 여자 프로농구 발전에 기여한 삼성생명이지만 지금은 '투자'보다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절실한 때입니다.
MBN뉴스 이상주입니다. [stype@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