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씨름대회 백두장사전에서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습니다.
이슬기가 난적 이태현을 꺾고 생애 첫 정상에 올랐습니다.
강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백두장사만도 무려 20번이나 정상에 오른 한국 씨름의 간판 이태현.
이에 맞선 이슬기는 '제2의 이만기'로 불리며 주목받는 24살의 신예입니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 백두장사 결승전.
경기 시작부터 한바탕 폭풍이 몰아쳤지만,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몸무게가 낮은 이슬기가 첫판을 가져갔습니다.
둘째 판에서도 이슬기는 밀어치기로 거구의 이태현을 모래판에 눕히며 승기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이태현도 호락호락 물러나지 않았습니다.
특기인 왼배지기 기술로 이슬기를 돌려 눕히며 반격을 개시했습니다.
이슬기로서는 더 이상의 반격을 허용할 수 없는 상황.
마침내 넷째 판에서 사력을 다한 안다리 기술로 이태현을 꺾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지난해 추석장사 대회에서 이태현의 벽에 막히며 정상 등극에 실패했던 이슬기로서는 마침내 마지막 고비마저 넘으며 생애 첫 백두장사 타이틀을 손에 넣었습니다.
▶ 인터뷰 : 이슬기 / 현대삼호중공업
- "제가 씨름을 시작할 때 최정상에서 계속 군림하던 선수였는데, 이렇게 제가 최정상 자리에서 이길 수 있어서, 또 첫 장사를 이태현 선수를 이기고 돼서 영광이고 저로서는 뜻깊은 시합이었습니다."
모래판에서 적수가 없을 것 같았던 이태현은 11살이나 어린 이슬기에서 무릎을 꿇으며 독주 체제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MBN뉴스 강영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