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유력 원인으로 기내 수화물 내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가 지목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초기 발견이 중요하며, 초기에 발견되지 않으면 소화기로도 진화하기 어려운 만큼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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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부산 사고기 / 사진=연합뉴스 |
지난 28일 밤 이륙을 앞둔 김해공항 에어부산 BX391편 화재 당시 기내 후미 수화물 선반(오버해드 빈)에서 연기가 발생한 뒤 불꽃이 보였습니다.
화재가 발생하자 승무원이 긴급히 기내용 소화기를 들고 선반 쪽으로 향했지만, 실제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승무원이 소화기를 들고 이동했을 때는 이미 연기가 자욱해 화재 진압보다는 비상탈출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소화기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선반 문도 열지 않고 즉시 기장에게 보고해 유압 및 연료개통 차단 후 비상탈출을 시도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륙 전 기내 수화물 칸에서 화재가 발생한 경우, 진화보다는 비상 탈출을 우선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합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항공기 화재는 빨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한데 문이 닫힌 선반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면 초기 발견하기 어려워 진화가 쉽지 않다"며 "선반 문을 열면 화염이나 연기가 확산할 수 있기 때문에 진화보다는 비상탈출을 먼저 하는 것이 적절했던 판단이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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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부산 사고기 / 사진=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제공 |
만약 소화기를 사용했더라도 진화가 쉽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현재 리튬 배터리 화재를 진화할 수 있는 소화약제는 없으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물로 냉각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공 교수도 "일반적인 소화기로는 배터리 불을 끄기 쉽지 않고 물로 냉각 소화해야 한다"며 "소화기로 조금이라도 진화를 한 다음 화장실 세면대로 달려가 물에 넣어야 하는데 화재 초기 발견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보조배터리와 전자기기가 해외 여행객들의 필수품으로 여겨지면서 화재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대비한 구체적인 대책이나 매뉴얼은 아직 미비합니다.
대부분 항공사는 기내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발생 때 소화기로 먼저 진압 후 용기에 배터리를 물이나 비알코올성 액체에 채워 화장실에 격리 조치한다는 매뉴얼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또한 초기 발견의 경우에만 효과적입니다.
전문가들은 배터리나 전자기기를 직접 휴대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책이라며, 이를 강제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대부분의 항공사는 기내 안내방송을 통해 승객들에게 리튬이온 배터리와 라이터 등을 직접 휴대할 것을 안내하고 있으나, 여전히 승객들이 이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윤식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정민아 디지털뉴스 기자 jeong.minah@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