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로 온기를 전하는 연탄은행에도 한파가 몰아치고 있습니다.
연탄 기부가 1년 전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데다 여기에 운송비와 인건비까지 많이 올라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900원의 기적이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장진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보일러에서 빨간 연탄이 활활 타오릅니다.
전국 7만 5천 가구는 여전히 연탄으로 겨울을 나야 합니다.
▶ 인터뷰 : 김옥순 / 강원 춘천시
- "연탄이 언제 온다고 하면 너무 좋아서…. 연탄은 내 사랑하는 남편보다 더 낫죠."
한 집마다 하루에 필요한 연탄은 적어도 6장.
정부가 지원하는 50만 원 정도의 연탄쿠폰으로는 아끼고 아껴도 100일을 넘기기가 어렵습니다.
등짐에 연탄을 실은 사람들이 좁은 골목을 오갑니다.
연탄은행이 따뜻함을 전하러 온 겁니다.
▶ 스탠딩 : 장진철 / 기자
- "연탄을 때는 가정은 대부분 언덕 위 골목골목에 있다 보니 일반 배달은 배달비를 더 받거나 아예 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민들이 연탄은행을 기다리는 이유입니다."
기부와 후원으로 운영되는 연탄은행도 비상계엄 사태와 경제적 불황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이 지난해 12월 후원받은 연탄은 89만 4100장, 1년 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연탄값도 올랐습니다.
장당 900원, 1년 전보다 50원 올랐습니다.
곳곳에 있던 연탄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멀리 있는 공장에서 받아와야 하니 운송비에 인건비까지 하면 소비자가격은 최대 1500원까지 올라갑니다.
▶ 인터뷰 : 정해창 / 춘천연탄은행 대표
- "연탄이 (경북) 문경하고 예천에서 4시간, 4시간 반 고속도로로 오거든요. 운송비라든가 인건비라든가 많이 상승해서…."
기부는 줄고 연탄값은 해마다 비싸지면서 연탄은행도 지원 가구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4월까지 필요한 연탄은 최소 100만 장, 900원의 따뜻한 기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MBN뉴스 장진철입니다. [mbnstar@mbn.co.kr]
영상취재 : 정의정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