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장관 "콘크리트 둔덕 잘못 인정…전국 공항 즉시 시정"

제주항공 사고 직후 국토부 해명에는 "초기 대응 아쉬움"
"전국 7개 공항 위험 시설 즉시 시정…연내 개선 완료"

↑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무안국제공항을 비롯한 전국 공항 활주로 인근에 위험 시설물인 '콘크리트 둔덕'을 설치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시정 조치 지시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박 장관은 오늘(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활주로 인근의) 비상 대비 지역(종단안전구역)에 위험한 시설물을 둔 것은 굉장히 잘못된 일이라는 것이 저희의 공식적 입장"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지난달 30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발생 직후, 국토부는 무안국제공항의 종단안전구역(RESA)이 규정 기준을 충족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무안공항의 종단안전구역이 199m로, 규정상 최소 길이인 150m를 초과했기 때문에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 설치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입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사고) 초반에 국토부에서 실무적으로 설명 자료를 낸 것은 규정의 물리적인 해석을 너무 쫓았다는 아쉬움이 있다"며 입장을 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어차피 제동력을 잃어버린 항공기가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길이 10ｍ, 20ｍ가 큰 의미가 없다"며 "이 세이프티 존(안전 구역)은 비상 상황에 대비해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로 파손된 무안공항 방위각 시설 / 사진 = 연합뉴스

박 장관은 국내외 공항 운영 규정의 문구 해석을 기준으로 국토부가 로컬라이저 설치의 잘잘못을 가릴 일이 아니라고도 설명했습니다.

국토부 고시와 ICAO 규정에는 종단안전구역 적용 범위를 가리키는 표현이 각각 '까지'(up to)와 '포함'(including)으로 돼 있습니다. 사고 이후 국토부 관계자들은 로컬라이저가 종단안전구역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두고 해석 차이를 설명하며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로컬라이저와 같은 항행안전시설은 2010년부터 적용된 공항 안전 운영 기준에 따라 충격 시 부러지기 쉽게 설계돼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박 장관은 "사실 새 규정이 만들어지면 종전 규정으로 만들어졌던 시설들 역시 전부 업그레이드하는 게 맞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예산 등의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박 장관은 "(현장 조사를 거쳐) 전국 7개 공항의 위험 시설은 즉시 시정하도록 했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들 공항의 항행 안전시설에 대해 연내 개선을 마치고, 조류탐지 레이더와 활주로 이탈 방지 시스템(EMAS) 도입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유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t590267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