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960㎞ 비행기와 1.8㎏ 새 부딪히면 '64톤 충격' 연구 결과도
전남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원인 중 하나로 새가 여객기와 충돌하는 '버드스트라이크'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버드스트라이크 발생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버드스트라이크로 훼손된 기체 자료화면. / 사진 = MBN |
어제(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6개월(2019년~2024년 상반기) 동안 국내 공항에서 총 623건의 버드스트라이크가 발생했습니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108건 ▶2020년 76건 ▶2021년 109건 ▶2022년 131건 ▶2023년 152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였습니다.
2024년 상반기에는 이미 47건이 보고됐는데,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처럼 버드스트라이크가 증가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도시화와 기후 변화가 꼽힙니다.
공항 주변의 쓰레기 매립지, 습지 등은 조류의 서식지를 제공해 충돌 가능성을 높이고, 철새의 이동 경로와 공항의 위치가 겹치게 되면 사고 위험은 더욱 커집니다.
버드스트라이크의 충격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시속 370㎞로 이륙하는 항공기가 채 1㎏도 안 되는 새 한 마리와 부딪히면 약 5t의 충격이 가해진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무게 1.8㎏의 새가 시속 960㎞로 비행 중인 항공기와 충돌하면 약 64톤의 엄청난 충격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다만, 순항 고도에선 조류 충돌 가능성이 낮습니다.
비행기와 조류가 충돌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상황은 새가 엔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경우입니다. 엔진 내부를 망가뜨리고, 심하면 엔진을 태워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잉사 항공기의 경우엔 엔진들이 모두 고장나면 APU(보조동력장치)가 작동되기 전까지 모든 전자기기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면 유압펌프와 전기계통으로 작동하는 랜딩기어도 자동으로 작동하지 않게 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무안공항 참사
엔진 2개가 고장나며 기장이 자동으로 랜딩기어를 내릴 수 없었고, 수동으로 내리더라도 약 30초 정도가 필요한데 그럴만한 시간 여유도 없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