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당시 선관위 장악 실무를 담당했던 정보사 정 모 대령의 진술서 일부가 공개되면서 계엄 타임라인이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계엄이 준비됐던 걸까요.
사회부 신재우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
정 모 대령의 진술 일부가 공개됐는데 이게 이번 계엄 준비 정황을 파악하는데 핵심 역할 할 수 있을까요?
【 기자 】
당초 비상계엄 사태 핵심으로 거론된 조직은 방첩사였습니다.
하지만 계엄을 총괄한 김용현 전 국방장관의 절친으로 알려진 노상원 씨가 전직 정보사령관이었고, 이번 사태에 깊숙히 개입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정보사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정보사 내부 사람으로 '계엄 비선'인 노 전사령관과 계엄 기획 초기 단계부터 접촉한 실무진이라는 점에서 정 대령의 진술이 매우 중요해진 겁니다.
게다가 정보사는 거짓말 논란도 휩쌓여 있는데요.
노 전 사령관과 문상호 정보사령관은 '햄버거집 회동'에 대해 거짓 진술을 하다 들통나 긴급 체포됐고요.
문 사령관은 계엄 사실을 당일에 알았다고 말해 논란이 됐었습니다.
▶ 인터뷰 : 문상호 / 정보사령관 (지난 10일 국회 국방위 긴급현안질의)
-("누구로부터 지시받았어요?")
=장관님으로부터 지시받았습니다.
-("언제 받았습니까.")
="당일 오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정 대령의 자문 변호사는 "정 대령이 심경 변화를 일으켜 모든 사실을 자백했다"고 전했습니다.
【 질문 】
그렇다면 정 대령 진술을 통해 정보사의 사전 계엄 모의 정황이 더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있습니까?
【 기자 】
네 정치권 주장을 비롯해 여러 언론보도에서 의혹 제기가 있었지만 정 대령의 진술은 좀 더 구체적이었습니다.
정 대령은 11월 중순 문상호 정보사령관이 직접 사무실로 불러 '장관으로부터 비상상황이 있을 수 있고 중앙선관위에 가야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실무자인 정 대령에게 내려온 지시가 계엄 약 2주 전이었다면 윗선의 준비는 더 오래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지난 9월 민간인인 노 전 사령관이 전투에 능한 정보사 요원 35명 차출을 지시했고, 문 사령관이 10월 말 이를 보고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 질문 】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준비한 계엄은 아니라고 하지 않았나요?
【 기자 】
윤 대통령은 계엄 준비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죠.
▶ 인터뷰 : 4차 대국민 담화 (지난 12일)
- "과거와 같은 계엄을 하려면 수만 명의 병력이 필요하고, 광범위한 사전 논의와 준비가 필요하지만…."
윤 대통령이 생각하는 광범위한 사전 논의와 준비가 얼만큼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정 대령 진술에 따르면 적어도 계엄 한 달 전 부터는 구체적인 논의가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
앞선 리포트에서 나온 것처럼 정보사의 선관위 장악 시도도 꽤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기자 】
네 정 대령의 진술대로라면 계엄 당시 여차하면 강압적 수단까지 써가면서 선관위를 장악하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선관위를 '점검'하도록 지시했다고만 밝혔죠.
▶ 인터뷰 : 4차 대국민 담화 (지난 12일)
- "저는 이번에 국방장관에게 선관위 전산시스템을 점검하도록 지시한 것입니다."
선관위 핵심 직원 30여 명을 추려 손을 케이블타이로 묶고 얼굴을 두건으로 감싸 이동시키려는 것을 '점검' 수준으로 볼 수 있을지는 수사기관관 헌재에서 자세히 들여다 볼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신재우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