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시국에 여의도 국회는 채우기에 바빴는데 지방 의회는 비우기에 바빴습니다.
지방의회의 해외출장 실태를 파악해보니 술판을 벌이는 건 기본이고, 항공권 위조까지 마다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습니다.
김민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9일 새벽 김해국제공항으로 의령군의원들이 줄줄이 들어섭니다.
의료복지와 도시재생을 견학한다면서 실제로는 도쿄와 오사카 일대 관광 코스를 둘러볼 예정입니다.
비상계엄 시국에 출장을 강행해 외유성 논란을 자초했습니다.
- "군민들께 한 말씀 해주세요, 의원님들. 군민 보기 안 부끄럽습니까?"
4박 5일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김규찬 의장은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멋쩍은 웃음만 짓습니다.
- "일정 강행하신 이유가 뭡니까?"
- "군민들에게 사과하셔야하는 것 아닌가요?"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지방의회의 3년치 실태를 살펴보니 떳떳하게 다녀온 해외출장을 찾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 인터뷰 : 유철환 /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 "실태 점검 결과 지방의회 국외출장은 대부분이 관련 규정을 위반하고 허위로 비용을 청구하는 등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해외출장 915건 가운데 절반 가까이에서 항공권을 위조해 비용을 청구하고, 차액을 챙기는 수법이 확인됐습니다.
혈세로 소주와 안주, 숙취해소제 등 물품을 구입해 술판을 벌인 사례도 178건에 달합니다.
지방의회가 부적절한 해외출장을 심사해오긴 했지만, 의원이 자신의 출장을 심사한 사례만 79건 되는 등 '셀프심사'가 대부분이었습니다.
MBN뉴스 김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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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구민회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
그 래 픽 : 박경희
화면제공 : LG헬로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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