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치 전날, 동료 의원들은 대통령 탄핵 촉구 삭발식
↑ 광주 남구청사에 설치된 시화/사진= 연합뉴스 독자 제공 |
'12·3 비상계엄 사태'로 동료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삭발 투쟁을 하는 상황에 광주 남구의회 의원이 자신의 시화전을 개최해 비판받고 있습니다.
시화전이 열린 장소는 적치가 금치된 구청사 내 방화시설로, 위법 사실을 알면서도 청사 공간에 대한 사용 승인을 내준 남구의 안일한 안전 의식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오늘(10일) 광주 남구와 남구의회에 따르면 김광수 남구의원(무소속)은 어제(9일)오후부터 구청사 1층 민원실 앞에서 작품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오는 27일까지 이어지는 작품전시회에는 김 의원이 평소 취미 생활로 직접 쓰고 그린 시·그림 등 작품 13점이 전시됐습니다.
'어느 가을밤에', '인생에 바람이 불 때'라는 제목의 시화에는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고, 어릴 적 자신이 느꼈던 향수 등에 대한 구절이 적혔습니다.
김 의원이 자기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하거나 주민들이 모여 있는 단체 대화방에 올린 작품전시회 초대장에는 "그동안 잊고 살았던 동심을 끄집어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는 초대 문구가 담겼습니다.
전시회 개최 취지나 일정 등을 구청에 신고할 경우 누구나 청사 공간을 사용할 수 있지만, 비상계엄으로 전국이 떠들썩한 시기 작품전시회 개최가 적절한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 의원의 작품들이 청사 곳곳에 설치된 전날에는 시의회·지역 5개 구의회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며 삭발식을 단행하던 시기였습니다.
↑ 방화셔터 내려오는 곳(적치금지)/사진=연합뉴스 |
특히 작품이 설치된 장소는 화재 발생 시 방화벽이 내려오는 방화시설인데, 물건 적치 시 소방법 위반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한 남구의 행정 처리가 입방아에 오르고 있습니다.
김 의원으로부터 청사 공간 일부를 사용하겠다는 신고를 접수한 남구가 '방화셔텨 내려오는 곳. 적치금지' 스티커가 부착된 방화 시설에 직접 작품을 설치했습니다.
현행 소방시설법상 방화셔터 작동범위 내 물건 또는 장애물을 설치할 경우 피난·소방활동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어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봉선동에 사는 한 주민은 "이 시국에 한가로이 작품전시회를 연다는 초대장을 보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민주당 소속 의원이 아니라서 그런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남구의회 한 의원도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동료 의원들은 삭발까지 하며 나라 걱정을 하는데 참 안타깝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해당 의원은 언론이 취재를 시작하자 자기 행동에 대한 사과와 작품 철거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광수 의원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경솔한 행동으로 우려를 끼쳐 드려 동료 의원과 주민들에게 사과드린다"며 "작품전시회 일정 모두
남구 관계자는 "소방법 위반 사실을 알았지만, 많은 주민이 볼 수 있는 곳을 고르다 보니 불가피하게 소방시설에 작품을 전시하게 됐다"며 "추후 작품전시회가 열린다면 법을 준수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유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ikoto2306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