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교육계 우려에 속도 조절
내년 신학기부터 AI 교과서가 전격 보급되는 가운데 쏟아지는 우려에 정부가 도입 속도 조절에 들어갔습니다.
국어 AI 교과서는 초중고에서 모두 도입 보류하고, 중학교 과학은 1년 늦추는 등 일부 과목의 도입 여부와 시기를 조정한 겁니다.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
교육부는 오늘(29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이런 내용의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AIDT' 도입 로드맵 조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조정안에 따르면 국어 AI 교과서는 초중고에서 모두 도입이 보류됩니다.
당초 초등학교와 중학교에는 내년, 고등학교에는 2028년도에 도입하기로 했었지만 일단 도입하지 않기로 한 겁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국어는 자기표현이 많은 교과라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있었고, 기기를 통한 국어 수업이 문해력을 저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국어와 더불어 기술·가정,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의 경우 '실과' 과목에서도 AI 교과서 도입이 제외됐는데, 해당 과목은 삶과 관련된 교과라 실천적 수업이 주로 이뤄진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입니다.
또 초등학교 사회, 과학과 중학교 과학은 2027년에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당초 내놨던 일정보다 1년 늦춘 겁니다.
사회 현상을 분석하는 사회나 실험 등을 기반으로 한 과학은 그에 맞는 학습 방식을 보다 정밀하게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유입니다.
↑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로드맵 조정안 / 교육부 제공 |
당장 내년에 초3∼4, 중1, 고1 대상 영어, 수학, 정보 교과에서 AI 디지털교과서가 활용된다는 건 변함이 없습니다.
교육부는 다음 달부터 일선 학교에 AI 디지털교과서 최종 합격본을 배포합니다.
내년 3월 신학기까지 교사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3개월로, 교사마다 디지털기기 숙련도가 다른 만큼 얼마나 제대로 된 수업 준비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로 남아 있습니다.
교육부는 겨울방학까지 일반 교사 15만 명 연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수업에 차질이 없을 거란 입장이지만 디지털 과몰입 우려, 문해력 저하, 예산 부족 등 반발의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AI 디지털 교과서 검정심사 결과 및 도입 로드맵 조정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AIDT 도입을 앞둔 지금은 디지털 기술을 지혜롭게 사용해 잠자는 교실을 깨울 때"라며
이런 가운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126개 교육시민단체로 구성된 AI디지털교과서 중단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