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던 남성이 행인을 들이받아 사망에 이르게 한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죠.
징역 20년이었던 1심 형량이 2심에선 절반으로 줄어들며 판결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일었는데요.
대법원도 2심 선고와 마찬가지로 뺑소니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징역 10년을 확정했습니다.
이시열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8월 서울 압구정동에서 약물에 취한 채 롤스로이스를 몰던 신 모 씨는 인도에 있던 행인을 들이받았습니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사상태에 빠졌고 사고 3개월 뒤 결국 숨졌습니다.
신 씨는 사고 직후에도 지인과 웃으며 통화했다는 현장 목격자들의 증언이 나오며 시민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 인터뷰 : 신 모 씨 / 당시 피의자 (지난해 8월)
- "피해자와 가족들께 하실 말씀 없으신가요?"
= "진심으로 사죄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1심 재판부는 "운전대를 잡지 말라는 의사의 지시를 무시했다가 사고를 냈고, 보호 조치 없이 증거인멸에 급급했다"고 질타하며 신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습니다.
반면, 2심에서 형량은 징역 10년으로 절반이나 줄었습니다.
2심 재판부는 "신 씨가 휴대 전화를 찾으려고 병원에 잠시 들렀을 뿐 도주의 고의가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신 씨에게 적용됐던 도주 치사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또 "사고 운전자임을 부인하지 않았고 구호조치도 지연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고 후 미조치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도 "원심에 잘못이 없다"며 징역 10년을 확정했습니다.
▶ 인터뷰(☎) : 권나원 / 유족 측 법률대리인
- "(유가족은) 신 씨와 합의했기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며 살아가고 있는 상황이며 사건에 대해서는 특별히 밝힐 입장은 없다…."
하지만, 순식간에 목숨을 잃은 피해자의 억울함을 고려할 때 형량이 적절한지 의문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MBN뉴스 이시열입니다. [easy10@mbn.co.kr]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
그 래 픽 : 이은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