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피부관리실로 위장한 공간에서 돈만 내면 무제한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해주던 서울의 한 병원이 덜미를 잡혔습니다.
조폭까지 세워놓고 일반 병원들은 문을 닫는 새벽 시간에도 영업했는데, 불과 7개월 동안 14억 원이 넘는 의료용 마약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승오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오전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 한 여성이 건물로 들어갑니다.
여성은 8시간이 지나고서야 부축을 받으며 건물을 나왔고, 잠에 취한 듯 비틀대기도 합니다.
늦은 밤에도 발걸음은 이어졌습니다.
밤 11시가 넘어 의원을 방문한 남녀는 6시간이 넘게 지난 새벽 5시가 다 되어서야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CCTV에 찍힌 사람들은 마약 투약을 위해 피부 관리실로 위장해 불법 의료용 마약 투약을 일삼아 오던 이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간 417차례에 걸쳐 14억 6천여만 원 상당의 프로포폴 등을 판매하고 투약한 혐의로 병원 관계자 8명과 중독자 등 32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 인터뷰 : 김보성 /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
- "의료용 마약은 의료로 써야지 불법하게 처방해서 쓴 거고, 의사가 관여하지 않고 중독자가 요구하는 대로 투약량 돈에 맞춰 결정…."
투약은 중독자가 결제한 대금만큼 무제한으로 이뤄졌는데, 하루 최대 1,860만 원, 최장 10시간 24분에 달하는 양을 투약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병원은 중독자들을 관리하기 위해 조직폭력배 출신 '자금관리책'을 병원에 상주시켰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MBN뉴스 유승오입니다.
영상편집: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