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한 불법체류자 눈 앞에서 놓친 경찰..."징계도 검토"

↑ 서울 강동경찰서 / 사진 = 연합뉴스

파출소 직원이 불법체류자를 붙잡고도 경찰서로 호송하는 과정에서 놓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말리 국적의 20대 남성 A 씨를 출입국관리법 위반, 도주 혐의로 구속 수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지난 12일 오전 2시 50분쯤 서울 둔촌동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외국인이 위협한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A 씨의 불법체류 사실이 확인됐는데, 당시 A 씨는 2017년 발급받은 유학 연수 비자를 통해 한국에 입국했지만 비자가 만료됐음에도 한국에 머물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A 씨를 현행범 체포하고 경찰서에 이송하기 위해 순찰차로 태웠습니다.

같은 날 오전 5시쯤 경찰서로 도착한 A 씨는 순찰차에서 내리는 과정에서 도주했고, 경찰은 A 씨가 도주한 지 2시간여 만에 서울 풍납동의 한 건물에 숨어 있던 A 씨를 검거했습니다.

A 씨가 도주할 당시 이송을 담당했던 경찰관들은 A 씨에게 수갑을 채우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피의자에게 수갑을 채우는 것이 의무는 아니지만, 경찰수사규칙은 경찰이 체포한 피의자를 호송할 때 피의자의 도망, 증거인멸 등에 주의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동경찰서 관계자는 "현장 경찰관이 부주의했다"고 인정하며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안정모 기자 an.jeongmo@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