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뢰 맞고 심장 40분 멈춘 20대 교사, 의료진 치료에...

낙뢰를 맞고 40분 간 심정지 상태를 겪었던 광주의 한 20대 교사가 포기하지 않은 의료진 덕분에 기적적으로 생환할 수 있었습니다.

↑ 조용수(왼쪽)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와 김관행 씨 / 사진 = 전남대병원 제공

광주 서석고 교사 29세 김관행 씨는 지난달 5일 광주 조선대학교에서 교사 연수를 받던 중 점심을 먹기 위해 교정을 걸어가다 낙뢰에 맞아 쓰러졌습니다. 교정 나무에 떨어진 낙뢰가 땅을 타고 김 씨에게 다다랐고 그 자리에서 심장이 멈춘 채 정신을 잃은 겁니다.

인근에 있던 시민이 119에 신고하며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김 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김씨는 겨우 호흡과 맥박을 되찾았지만, 심장이 40분간이나 멈춰있던 탓에 여러 장기가 훼손된 상태였습니다. 심장이 멎은 후 5분이 지나면 장기에 혈액과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심장과 폐는 물론 뇌까지 다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겨진 후 김 씨에겐 다발성 장기부전과 혈액 응고 현상 등이 연달아 일어나는 등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의료진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심장과 폐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지만 환자도 젊고 조그만 가능성이라도 키워보자는 생각으로 전력을 쏟아 치료했다"고 말했습니다.

조 교수는 최후의 수단으로 에크모 치료를 해보기로 결정했고 사흘간 밤낮으로 이뤄진 에크모 치료 효과로 김 씨는 점차 기력을 되찾았습니다. 입원 10일 만에 인공호흡기를 뗄 수 있을 정도로 몸 상태가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조 교수는 "치료가 매우 어려웠지만, 무엇보다 환자의 살고자 하는 의지와 정신력이 매우 강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온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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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28일 만인 지난 2일 퇴원한 김 씨는 병동을 나서며 "두 번째 삶을 선물해준 조 교수님이 두 번째 아버지"라며 자신을 돌봐 준 의료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장기간 입원으로 인해 김 씨는 섭식 장애·근력 감소·발뒤꿈치 피부 손상 등으로 아직 걷기 힘든 상태이지만 기쁜 마음으로 두 번째 삶을 충실히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김 씨는 전남대병원에 병원 발전후원금으로 1,000만 원을 기탁하기도 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