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정 협의체가 표류하는 동안에도 응급실은 운영되고 있을텐데요.
전국 의료기관의 응급실 대부분이 하루종일 운영되긴 했지만, 정상은 아니었습니다.
과로는 말할 것도 없고 '배신자'로 낙인찍혀도 현장을 지킨 의료인들 덕분인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이어서 김민수 기자입니다.
【 기자 】
귀향길에 오른 환자의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항암치료는 무사히 받았지만, 응급상황이 벌어지면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막막합니다.
▶ 인터뷰 : 문병주 / 암환자
- "여기는 외래 예약이 돼 있으니까 우리는 그 예약돼 있는 건 진료를 받는데 응급 상황이 올까 싶어 가지고 그게 이제 걱정되죠."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설문조사 결과, 응급실 운영실태는 겉으로 보기엔 괜찮았습니다.
최근 며칠간 의료기관 65곳 가운데 61곳이 24시간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응급실에 근무하는 간호사는 의료인이 현장을 어떻게든 버틴 결과라고 설명합니다.
▶ 인터뷰(☎) : 응급실 근무 간호사
- "직원들이 느끼는 피로도가 지금 훨씬 큰 상황인데 의사들은 커뮤니티의 신상도 다 털린 상태로 당직 서고 하루 쉬고 다시 출근하는 반복을 하고 있는 중이고 거의 60에 가까운 교수님들도 밤에 당직을 서고 계시는 상황인데요."
응급실의 불은 하루종일 들어와 있더라도, 내실은 부실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공의 집단이탈이 시작된 지난 2월 이전보다 환자 수용력이 떨어지는 응급실은 전체의 절반이 넘었습니다.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상급종합병원의 6대 암 수술 건수는 지난해보다 16.8% 감소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현장을 지키면서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내겠다는 목소리도 일부 나오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신봉식 / 대한분만병의원협회장
- "의협에서 휴진하자고 해서 분만병원이 휴진하게 되면 산모는 갈 데가 없단 말이죠. 의대정원 늘리는 거에 대해서 논의되지 않았다 보니까 (의협 뜻에)공감은 하지만…."
정부는 상황을 과장하거나 과도한 불안감을 조장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응급실의 하루는 위태롭기만 합니다.
MBN뉴스 김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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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재헌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
그 래 픽 : 고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