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속이 타는 건 농사를 짓는 농민만은 아닙니다.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수백만 마리의 물고기가 죽어나가고 있는데, 문제는 태풍이 지나가도 수온이 떨어지긴 커녕 더 올라만 가고 있다는 겁니다.
워낙 많이 죽어 나가니 이젠 사체 처리하는 것도 골칫거리입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일 년 넘게 애써 키운 물고기가 하얀 배를 드러내고 죽어 있습니다.
매일같이 죽은 물고기를 건져내 보지만, 돌아서면 또 사체가 가득합니다.
경남 남해안에서만 600만 마리가 폐사했는데 바닷물이 28도를 넘는 고수온 경보가 발령된 지 6일만입니다.
▶ 인터뷰 : 윤인호 / 양식 어민
- "아침에 50kg짜리 통 3개 150kg, 오후에 150kg 정도, 300kg 정도를 수거해서 냉동창고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서해안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충남 태안 천수만 45개 어가, 6개 양식장에서 우럭 200만 마리가 넘게 폐사했습니다.
20일 넘게 바닷물이 30도 가까이 끓다시피 하면서 더는 버틸 수 없는 지경입니다.
▶ 스탠딩 : 강진우 / 기자
- "바다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우럭과 쥐치와 같이 차가운 물에 사는 어종은 물론 참돔과 돌돔과 같은 비교적 고수온에서 잘 견디는 물고기도 속속 죽어가고 있습니다."
죽은 물고기는 냉동창고로 갔다가 폐기물 업체가 수거합니다.
보관은 커녕 폐기마저도 포화 상태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인터뷰 : 폐기물 처리업자
- "워낙 날씨가 뜨겁고 온도가 많이 올라갔기 때문에 작년보다는 올해가 아무래도 처리할 양이 많아질 것 같아서…."
죽어가는 물고기를 그저 쳐다만 봐야 하는 어민들의 마음도 한없이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