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낙인찍기' 우려 등으로 하반기 전공의 지원 극히 저조
↑ 사진=연합뉴스 |
수련병원의 하반기 모집에 지원한 전공의들이 '신상털기'(온라인 신상공개)와 '조리돌림'으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오늘(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인증을 거치는 의사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하반기 모집에 지원한 전공의들의 신상을 공개하고 이를 조롱하는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 마감 직전인 30일 의사·의대생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는 "XX병원 OO과를 지원한다는 ▲▲학교 출신 김○○"라는 식으로 특정인의 실명과 소속 병원, 출신학교 등을 적은 글이 다수 게시됐습니다.
이들은 집단 사직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가을턴'(하반기 수련 전공의)에 지원하는 전공의들로 확인됐으며, 피해자들은 온라인상의 신상 공개와 조리돌림에 매우 고통스러워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메디스태프 일부 이용자들은 하반기 모집 지원 전공의들을 "빈집털이범", "성적 하위자" 등으로 칭하며 "집단린치를 놓지 않으면 (이들을) 못 막는다", "한국에서 의사하게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XX병원 OO과 □□는 양심이 있다면 동기들 축의금은 환불해줘라", "△△야, 내가 선배로서 살아보고 하는 말인데 바르게 살아라. 도둑질·사기 결국 망한다" 등 해당 전공의들을 향해 직접적으로 '배신자'로 낙인찍는 협박성 발언을 남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실명 박제는 선을 넘는 일이다, 자중하자'고 적었지만, 피해자 실명을 닉네임으로 쓰며 에둘러 신상을 공개하고 조롱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닉네임은 김XX(사직전공의 이름)' 등으로 쓰는 식입니다.
이를 제보한 A 씨는 "메디스태프를 이용하다가 익명의 커뮤니티에서 실명을 거론하며 조롱하는 것이 선을 넘었다고 생각해서 제보했다. 자신과 같은 뜻으로 행동하지 않는다고 조리돌림하며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최소한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가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 경찰 출석하는 메디스태프 대표 기모 씨 / 사진=연합뉴스 |
메디스태프에서는 전공의 사직 사태 초기인 3월 이후 사직하지 않았거나 복귀를 시도하는 전공의들을 향한 신상털기와 조리돌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들을 '참의사'라고 비꼬며 개인정보를 공개한 블랙리스트가 꾸준히 나돌자 경찰은 이를 수사 중입니다.
정부는 "복귀 전공의에 대한 신상 공개 등 부당한 방법으로 복귀를 방해하는 자는 수사를 의뢰하는 등 엄중하게 대응할 계획"이라는 방침이지만, 오는 8월 하반기 전공의 추가 모집을 실시함에 따라 피해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정부가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행정명령을 철회하고 복귀책을 발표하자 이같은 건이 늘고 있다"며 "가을턴 건이 아니더라도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은 7천645명이지만 고작 104명이 지원했으며, 저조한 지원 배경에는 이러한 '집단 낙인찍기'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