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무더위에 사람도 사람이지만, 기르고 있는 가축과 물고기들은 생사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축사 내부는 말 그대로 찜통입니다.
온도를 쟀더니 섭씨 42도가 훌쩍 넘습니다.
대형 선풍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안개 분무기까지 동원됐지만, 더위에 지친 소들은 만사가 귀찮기만 합니다.
입맛도 잃었는지 그나마 입을 대는 건 물 뿐입니다.
올여름에만 벌써 19만 7천 마리의 가축이 폐사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0배나 늘었습니다.
▶ 인터뷰 : 정다운 / 한우 사육 농민
- "소들이 섭취량이 많이 떨어지고 있는데요. 더 걱정되는 건 더위에 취약한 송아지가 폐사하지 않을까…."
바다도 뜨겁기는 매한가지입니다.
가두리 양식장에 들어서자마자, 찬물에서 주로 자라는 우럭이 죽은 채 둥둥 떠 있습니다.
참돔떼도 뙤약볕을 피해 그늘 안으로 몸을 숨깁니다.
▶ 스탠딩 : 강진우 / 기자
- "올여름 남해안 수온은 지난 30년 평균치보다 1~1.5도 높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고수온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양식장이 밀집한 경남 거제와 통영의 연안 수온은 20~24도, 폭염이 지속할 경우 폐사 한계인 28도가 머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윤인호 / 가두리 양식 어민
- "올해는 수온이 더 많이 올라갈까 봐서 걱정되고…. 앞으로 더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생활고에도 많이 시달리고 그러니까 힘이 듭니다."
신선도가 생명인 어시장은 쏟아붓는 얼음값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 인터뷰 : 박순이 / 부산 자갈치시장 상인
- "얼음값이 많이 들어가요. 엄청 들어가. 금방 녹아 버려."
언제 꺼질지 모르는 불가마 더위에 사람도 동물도 물고기도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 조계홍 기자, 안동균 기자
영상편집: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