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바다된 티몬 사옥…"대표 연락두절"

현장 환불 대기자 감소
티몬 300여명·위메프 20여명

↑ 티몬 현장 환불 대기자들과 권도완 운영사업 본부장./ 사진=연합뉴스

티몬과 위메프 환불 지연 사태가 4일째 지속된 가운데 오늘(27일) 오전 강남 티몬 입주 빌딩에서 티몬 직원들과 환불 고객들이 대치를 이어가며 눈물을 쏟았습니다.

직원들은 남아 있는 피해자들에게 눈물로 호소하며 "어떻게든 해결 방법을 찾으려 한다"며 현장 밖으로 나가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나 피해자들은 그대로 보내줄 수 없다며 직원들의 귀가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과 직원 5∼6명은 오늘 오전 8시쯤 강남구 신사동 입주 빌딩에서 현장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 앞에서 "대표가 전화를 안 받는 데 우리가 더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권 본부장은 "사내 유보금 중 28억∼29억원을 환불에 쓰려고 했는데, 대표가 직원 임금 등으로 묶어버렸다"며 "환불은 260명 정도에 8억∼9억원만 지급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권 본부장과 직원들은 "우리가 하는 최선의 노력을 폄훼하지 말아달라.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걸음에 달려왔는데 여러분께 우리가 듣는 거는 욕밖에 없다"며 울먹였습니다.

환불을 기다리며 밤을 지새운 피해자 200여명도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우리도 (현장 환불이) 마지막 희망"이라며 함께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귀가하려던 티몬 직원 한 명은 오늘 오전 9시 10분쯤 건물 1층 외부 흡연 장소에서 건강 악화를 호소해 119 구조대 들것에 실려 이송됐다. 의식은 있는 상태였습니다.

앞서 어제(26일) 티몬 일부 부서 입주 빌딩에는 현장 환불을 요구하기 위해 수천 명이 모였습니다.

권 본부장이 전날 새벽 "유보금으로 30억∼40억원가량의 환불 자금을 마련했다"고 말해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 있는 피해자들까지 몰렸습니다.

그러나 그는 어젯밤 "현재까지 환불 총액은 10억원 내외로, 나머지는 승인이 나지 않아 지급하지 못했다"며 "큐텐 재무 쪽에서 환불금 추가 집행을 못 한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큐텐그룹은 티몬·위메프 인수 후 회사별 재무팀을 두지 않고 기술 자회사인 큐텐테크놀로지에서 재무 업무를 겸직해왔습니다.

권 본부장의 발언 후 한바탕 항의 소동이 벌어진 뒤 현장 대기자가 300여명으로 급격히 줄었습니다.

↑ 오늘(27일) 오전 위메프 본사./ 사진=연합뉴스

강남구 삼성동의 위메프가 입주한 건물을 찾은 피해자도 이날 오전 8시 기준 20여명으로 감소했습니다.

위메프는 지난 24일 밤부터 회사를 찾은 고객들에게 현장 환불을 시작해 지금까지 2천명 이상이 환불받았습니다. 위메프는 어제 새벽부터 현장 환불을 중단하고 온라인으로 단일화했습니다.

위메프 본사 점거자가 300여명으로 늘어나기도 했으나 사측이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밤사이 속속 자리를 떠났습니다.

티몬과 위메프는 전날 밤 홈페이지 배너에 사과 문구와 함께 "환불지연 해소 방안에 대해 안내해 드린다"며 각 카드사에 신용카드 이용대금 이의를 제기하거나 할부계약 철회 및 항변권 신청을 하라고 안내했습니다.

티몬과 위메프는 같은 내용으로 피해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보도자료도 배포했습니다.

그러나 티몬·위메프 사태 책임자인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는 사태가 시작된 지난 24일 이후 현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