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선수 측 "충격 받아 정신과 치료 받는 중"
해외 전지훈련 기간 술을 마시고 미성년자인 이성 후배에게 성적 가해를 한 혐의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3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전 국가대표 이해인(19·고려대)이 27일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고 대응에 나섰습니다.
이해인과 피해 선수 측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상황이라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입니다.
↑ 사진 = MBN뉴스 방송화면 캡처 |
이해인은 어제(27일)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성년자를 성추행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해당 후배와 고등학생 시절 연인 관계였고, 부모님의 반대로 헤어졌다가 이번 전지훈련에서 다시 만났다"는 게 이해인의 주장입니다.
5월 21일과 24일에 피해 선수와 나눈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내용을 캡처해 올리기도 했습니다.
공개된 메시지에는 피해 선수가 "다른 사람이 다시 사귀냐고 물으면 안 사귄다고 해"라며 먼저 비밀 연애를 제안하는 내용, "키스마크는 내가 잘못했고 책임지는 게 당연하다”고 말한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피해 선수의 메시지에 이해인이 "네가 해 달라고 해도 내가 하면 안 됐다. 어른이니까. 내 생각이 짧았다"고 답한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그러면서 이해인은 "연맹 조사를 받을 때도 그 친구와 교제 사실을 말할 수 없었고, (성적 행위는) 연인 사이에 할 수 있는 장난이나 애정 표현이라고 생각했다"며 "대한체육회에서 어떤 징계가 내려지든 깊이 반성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피해자 측의 법률 대리인인 손원우 변호사는 입장문을 통해 "두 선수는 2023년에 약 3개월 동안 교제한 뒤 이별했다"며 "피해자는 이후 이해인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으나 지난 달 해외 전지훈련 기간 이해인이 이야기를 하자며 숙소로 불렀고, 이해인이 다시 만나보자는 제안을 해 다음 날 그렇게 하자고 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이해인의 방을 방문한 날 해당 행위가 이뤄졌고, 피해 선수는 많이 당황하고 놀란 상태에서 곧바로 방에서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피해자는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당일 부모에게 해당 사실을 알린 뒤 이해인에게 이별 통보를 했다가 이달 중순 '비밀 연애를 하자'는 이해인의 제안에 따라 다시 교제를 시작했다는 게 피해 선수 측의 주장입니다.
피해자 측은 "이해인은 비밀연애를 하면서 한 번씩 해외 전지훈련 당시의 상황을 물어봤으며 사후적인 증거 수집 등 대처를 위해 당시 상황에 관해 질의했다"며 "이런 사실을 깨달은 피해자는 충격을 받고 정신과 치료를 시작했다"고도 강조했습니다.
현재 이해인은 3년 자격 정지 징계를, 피해 선수는 이성 선수 숙소에 방문한
아울러 연맹은 이해인 사건과는 별개로 또 다른 피겨 여자 국가대표 B 씨에게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습니다.
B 씨 역시 대응을 시작했습니다. B씨 측 관계자는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의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