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여름, 갑자기 쏟아진 폭우에 서울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 살던 세 모녀가 숨진 사고 기억하실 겁니다.
본격적인 장마철의 시작을 앞두고 현장을 찾았더니, 반지하 가구 10곳 중 4곳은 여전히 물막이판 등 침수 방지 시설이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손성민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기자 】
반지하 방안에 물이 꽉 차있고, 생활용품이 둥둥 떠다닙니다.
지난 2022년 8월, 폭우로 반지하에 물이 들어차면서 세 모녀가 숨지자, 이례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현장에 방문해 대책 마련을 약속했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해 약 2만 8천 가구에 탈부착이 간단하고 사용자가 쉽게 조작할 수 있는 물막이판을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물막이판이 있으면 대피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고…."
하지만 현장을 둘러봤더니, 아직 물막이판 등 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 스탠딩 : 손성민 / 기자
- "지난달 서울시는 1만 8천여 가구에 물막이판과 역류방지기를 설치했는데요. 이러한 시설이 필요한 가구 중 약 40%는 여전히 침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셈입니다."
대부분은 건물주나 집주인의 동의를 받지 못해 설치하지 못한 탓입니다.
▶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 "집주인이 싫어하면 설치가 안 돼요. 저희가 사유재산을 함부로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물막이판 등 침수 방지 시설 설치는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법을 강화해 의무 설치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N 뉴스 손성민입니다. [son.seongmin@mbn.co.kr]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그 래 픽 :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