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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불참 의사 "10년 후 1% 증가할 의사 수 때문에 환자 죽게 두나"

기사입력 2024-06-17 10:15 l 최종수정 2024-06-17 13:21
“내 휴직으로 환자 죽는다면 정당화될 수 있을까”
“의사 많다고 환자 죽는 나라 세계 어디에도 없어”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갔다. 사진은 휴진 하루 전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한 환자가 이동하고 있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갔다. 사진은 휴진 하루 전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한 환자가 이동하고 있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전공의 사태 해결 등을 요구하며 오늘(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간 가운데, 의료계 휴진에 반대하는 한 신경외과 교수가 동료 의사들을 향해 호소했습니다.

대학병원 뇌전증 전문 교수들로 구성된 단체인 거점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의 홍승봉 위원장은 어제(16일) 기고를 통해 “후배, 동료 의사들의 결정이지만 의사로서 국민으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홍 위원장은 “10년 후에 활동할 의사 1509명이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 수십만 명 중증 환자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의사가 아니라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의사가 부족해서 환자가 죽는 것이지 의사가 너무 많다고 환자가 죽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증가된 의사 수는 전체 의사 15만 명 중 1%에 해당한다며 “의사 수가 1% 늘어난다고 누가 죽거나 한국 의료가 망한다고 말할 수 있나. 나의 사직, 휴직으로 환자가 죽는다면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정당화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습니다.

홍 위원장은 “뇌전증 수술을 받으면 사망률이 3분의 1로 줄어들고 10년 이상 장기 생존율이 50%에서 90%로 높아진다”며 “지금은 전공의 사직으로 유발된 마취 인력 부족으로 예정됐던 뇌전증 수술의 40%도 못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무 잘못도 없는 국가와 의사가 지켜줘야 할 중증 환자들이 생명을 잃거나 위태롭게 됐다”며 “원인이 누구에게 있든지 간에 이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했습니다.

끝으로 홍 위원장은 휴진을 지지하는 일부 의대생 부모들을 향해서도 “자녀가 훌륭한 의사가 되길 바란다면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어떤 충고를 해야 할지 고민해주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며 “내 아들딸이 의대생, 전공의라면 빨리 복귀하라고 설득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의료계는 전공의 행정처분 취소, 의대증원 재논의, 필수의료 정책 패

키지 수정·보완 등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기존 입장의 변화를 보이지 않으며 내일(18일) 의료계 전면 휴진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다만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를 포함한 전국분만병위원협회 소속 140여 곳, 아동병원협회 소속 120여 개 아동병원 등이 집단 휴진에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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