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오전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내원객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앞으로 상식 수준을 넘어서서 '의료쇼핑'으로 비칠 만큼 과다한 의료 이용에 대해 정부가 관리에 나섭니다.
오늘(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불필요한 의료를 과도하게 이용한 환자의 본인부담률을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이 7월 1일부터 시행됩니다.
이에 따라 연간 외래진료 횟수가 365회를 초과하는 사람은 그 초과 외래진료에 대한 요양 급여비용 총액의 90%를 부담해야 합니다.
본인부담률은 전체 의료비 중 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비용을 제외하고 환자가 직접 부담하는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합니다.
다만 개정안은 18세 미만 아동과 임산부, 장애인, 희귀난치성질환자, 중증질환자 등과 같이 연간 365회를 초과하는 외래진료가 불가피하게 필요한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건강보험 적용 후 외래진료 본인부담률은 20% 수준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입한 실손보험이 있다면 실질적인 본인부담률이 0∼4%로 낮아집니다. 이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의료를 많이 이용하는 환자가 늘어날수록 건강보험 재정이 타격을 입는 셈입니다.
실제로 2021년 외래 의료 이용 횟수가 365회를 넘는 사람은 2,550명이나 됐고, 건강보험공단 재정에서 급여비로 들어간 금액은 251억 4,500만 원에 달했습니다.
이용 횟수가 500회를 넘는 경우만 봐도 529명(공단 부담금 62억 4,400만 원)이나 됐습니다. 17명은 무려 1,000회 이상 외래의료를 이용했는데, 이들에게 지급된 급여비는 3억 3,700만 원이었습니다.
2021년 기준 한국인의 연간 외래 이용 횟수는 평균 15.7회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5.9회의 3배에 달할 만큼 외래진료를 많이 이용합니다.
지금까지는 건강보험 가입자가 한 해 수백 번 외래진료를 받는 등 과도한 의료 이용을 막을 장치가 거의 없었습니다.
복지부는 건보 가입자에게 분기에 1회씩 누적 외래 이용 횟수, 입원 일수, 건보 급여비용과 본인부담금 정보를 카카오톡, 네이버, 'The 건강보험' 앱을 통해 알려주는 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입니다.
필요 이상으로 의료 이용량이 많은 사람이 스스로 경계하며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 하도록 돕자는 취지에서입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