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 사진 / MBN |
서울대에서 'N번방' 사건을 연상케 하는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이 사건과 관련해 과거 수사를 네 차례나 하고도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해 수사가 종결됐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서울대생인 30대 남성 A씨는 지난 2021년 7월부터 지난달 초까지 약 2년 9개월 동안 대학 동문을 비롯한 여성 48명의 졸업 사진 또는 SNS 사진을 나체 사진 등에 합성한 음란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고 지난달 11일 구속된 채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A씨는 일면식도 없던 30대 남성 B씨로부터 합성 음란물과 함께 피해자 신상정보를 받아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하고 피해자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등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씨의 연락을 직·간접적으로 받은 피해자 일부는 각자 서울 서대문·강남·관악 그리고 세종경찰서에 개별적으로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경찰은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해 수사를 중지하거나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관련 사건들에 대해 재수사 지시를 내렸고, 서울청 사이버수사대가 다시 수사에 착수하게 된 겁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앞서 네 차례 수사에서 익명성이 높은 텔레그램 특성으로 인해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면서도 "국수본에서 자체적으로 문제점을 인식해 재수사를 지시했다. 기존 수사가 미진했던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한편, 다시 시작된 수사로 A씨 뿐만 아니라 B씨도 구속 송치됐으며 A씨가 만든 음란물을 텔레그램에서 공유 받아 재유포하고 지인들을 상대로 허위 영상물 등을 제작·유포한 또 다른 남성 3명도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경찰은 A씨 등이 제작·유포한 음란물을 재유포한 이들을 계속 추적 중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