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후 '투표 1,000건' 넘은 입법예고 4건뿐
↑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해외 의대 준비반을 운영하는 학원 / 사진=연합뉴스 |
의료 공백을 메우고자 외국 의사를 도입한다는 보건복지부의 입법예고에 '무더기' 반대표가 쏠리고 있습니다.
오늘(12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따르면 오늘 오후 3시 기준 복지부의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 입법예고 공지에는 총 1118의 의견이 달렸습니다.
이 중 반대는 1021건, 찬성은 19건, 기타는 77건이었습니다.
지난해 이후 어제까지 복지부의 입법·행정예고 340여 건 중 찬반 의견이 1,000개 이상 달린 사례는 이번 입법예고를 비롯해 단 4건뿐입니다.
이번 외국 의사 도입 입법예고에 달린 반대 댓글을 보면 "실수를 덮기 위해 무리수를 계속하는 느낌', '실효성이 없다', '이걸 찬성할 거라 생각한다면 국민을 무시하는 것', '긴급상황이더라도 생명을 다루는 의사를 수입한다는 건 아니다'라는 등의 내용으로 정부 방침을 비판했습니다.
또, "환자와 의료인, 의료인과 의료인 간에도 의사소통은 매우 중요하다"고 언어 장벽을 우려하는 글도 있었습니다.
'기타'로 분류된 의견 중에서도 '세계 최고 한국 의료를 파탄 내는 정책 반대한다'는 등 반대 의견을 담은 사례가 다수 있었습니다.
소수의 찬성 의견 중에는 "의사들의 파업으로 인한 공백기에 임시 허용하는 것", "강력 찬성한다. 시험에 불합격한 의사를 수입할 거라는 건 가짜뉴스 선동질"이라는 댓글도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한국에는 이미 양질의 한의사가 있다. 한의사가 일반병원에서도 수련받을 수 있는 정책을 만들면 의사 수 부족도 함께 해결된다"고 한의사를 활용할 것을 제안한 댓글도 있었습니다.
같은 시각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서도 공개된 의견 16건 중 14건이 외국 의사 도입에 반대의 뜻을 담았습니다. 반대 이유로는 '의료 질 저하', '의료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모호', '의료정보 유출 위험' 등을 들었습니다.
이런 우려와 달리 정부는 실력을 충분히 검증한 뒤 제한된 조건 아래서만 외국 의사를 투입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0일 "어떤 경우에도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의사가 우리 국민을 진료하는 일은 없도록 철저한 안전장치를 갖출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외국 의사는 제한된 기간 안에, 정해진 의료기관에서, 국내 전문의의 지도 아래, 사전에 승인받은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복지부는 오는 20일까지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을 입법예고 합니다.
개정안은 보건의료 위기 경보가 최상위인 '심각' 단계에 올랐을 경우 복지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의료 지원 업무에 외국 의료인 면허
'의료인'이라고 표현했지만, 전공의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것이므로 사실상 의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기간 개정안에 의견이 있는 기관이나 개인은 국민참여입법센터에 온라인으로 의견을 제출하거나 우편·팩스로 의견서를 제출하면 됩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