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내 고등학교 학교폭력(학폭) 심의 건수가 최근 4년 새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해 고2가 치르는 2026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학폭 이력이 필수 반영됨에도 오히려 늘어난 것입니다.
↑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오늘(12일)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 내 고등학교(320개) 학폭 심의 건수는 총 693건으로 2020년∼2023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학폭 이력을 비공개한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 분석한 결과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최근 4년 동안 최고치로, 2020년 412건(302개교 기준), 2021년 622건(320개교), 2022년 671건(305개교) 등 해마다 증가 추세입니다.
지역별로 보면 심의건수는 노원구(79건)가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강서구(53건), 은평구(52건), 강남구(48건), 송파구(44건) 등이었습니다. '강남 3구' 중 2곳이 상위 5위에 들었으며, 특히 강남구는 2022년 33건에서 2023년 48건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고교 유형별로는 일반고가 전체의 62.3%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특목자사고 8.1%, 예체능고 2.6%,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27.0%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영재학교와 특목자사고의 학폭 심의 건수가 전년(42건)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심의 건수가 가장 많은 학교는 양천구 A 일반고(13건)였고, 이어 강남구 B 자사고(9건), 서초 C 일반고(9건) 등이었습니다.
유형별로는 2호(접촉, 협박, 보복행위 금지)가 28.5%로 가장 많았고, 3호(학교봉사) 20.8%, 5호(특별교육 이수 또는 심리치료) 20.6%, 1호(서면사과) 17.0% 순이었습니다.
행위는 언어폭력이 전체의 33.6%로 가장 높았고 신체폭력(29.7%), 사이버폭력(11.5%), 성폭력 9.1%, 강요 3.5%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각 대학이 발표한 2026학년도 대입전형을 보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이 정시모집에서 학폭 조치를 받은 학생에 대해 감점을 적용합니다. 특히 성균관대, 서강대는 2호(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 이상부터는 0점으로 처리해 사실상 불합격 처리합니다.
수시에서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서는 1호(서면사과)부터 지원 불가 또는 감점 처리를 해 당락에 결정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입시정책 제재만으로 학교폭력 발생이 줄어들 것으로 단순히 예상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며 "수험생들은 경미한 사안이라도 심의에 들어갈 가능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