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법정 싸움의 결과로 동네에 하나뿐인 놀이터가 폐쇄됐습니다.
다른 놀이터로 가려 해도 최소 2km, 어른 걸음으로도 40분이나 걸어가야 합니다.
전민석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기자 】
화창한 봄날이지만 놀이기구를 타고 노는 어린이는 한 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한참이나 손을 타지 않은 모래놀이터에는 잡초가 잔뜩 웃자랐고, 공원 입구에는 출입 금지 팻말이 붙어 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와 대한불교조계종 봉원사가 자투리땅을 두고 다툰 끝에 이 공원이 폐쇄된 지도 벌써 반년이 넘었습니다.
▶ 인터뷰 : 공원 인근 주민
- "일단은 아이가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곳이 없어졌다는 게 가장 불편하고, 속상하고…."
▶ 인터뷰 : 공원 인근 어린이집 원아들
- "놀이터에서 놀고 싶어요!"
▶ 스탠딩 : 전민석 / 기자
- "이곳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한 공공놀이터입니다. 여기가 폐쇄되면서 어린이들은 멀리까지 놀이터를 찾아가야 합니다."
이 공원은 지난 2007년 서대문구가 부지 일부를 한국불교태고종 봉원사로부터 무료로 빌려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태고종 봉원사로부터 땅 소유권을 넘겨받은 조계종 측이 서대문구를 상대로 "공짜 사용은 부당하다"고 낸 소송에서 이기면서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서대문구가 조계종 측에 사용료를 내지 못하겠다며 지난해 11월 공원을 폐쇄한 겁니다.
조계종 측이 공원 부지의 1/3쯤 되는 자투리 땅을 당장 사용할 계획이 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 인터뷰(☎) : 조계종 관계자
- "지금 확정된 토지 면적은 아주 좁아서 그것만 가지고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없어요."
취재가 시작되자 서대문구와 조계종 봉원사 양측은 "당분간 공원을 정상적으로 이용하도록 합의했다"며 MBN에 밝혀왔습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 [janmin@mbn.co.kr]
영상취재 : 김민호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그 래 픽 : 전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