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빌라 200채를 사들여 100억대 전세사기 행각을 벌이던 일명 '하남 빌라왕'이 구속됐습니다.
만기가 돌아오는 세입자까지 포함하면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박혜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서울 노원구의 한 다세대 주택입니다.
평생 모은 돈으로 이곳에 2억 원대 전셋집을 마련한 A 씨는 다음 달 보증금을 돌려받고 이사를 하려 했던 계획이 물거품이 됐습니다.
임대인이 핑계를 대며 차일피일 미루다 잠적해버린 겁니다.
▶ 인터뷰(☎) : A 씨 / 전세사기 피해자
- "평생 살면서 모아놨던 돈이 한순간에 날아가는 거잖아요. 어떻게 살아야 되나…."
3억 원을 대출받아 서울 중랑구에 신혼집을 마련한 B 씨 역시 같은 임대인에게 1년이 넘도록 전세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B 씨 / 전세사기 피해자
- "(임대인이) 영광뿐인 승리겠죠라는 답변을 해줬습니다. 이 말인즉슨 너희가 승소하긴 할 건데 나는 줄 돈이 없어라고 답변을…."
▶ 스탠딩 : 박혜빈 / 기자
- "이곳 빌라의 절반에 가까운 8세대가 해당 임대인으로부터 전세사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전세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했어도 전액 반환이 어려워 피해 구제가 힘든 상황입니다."
'하남 빌라왕'으로 불렸던 임대인 이 모 씨는 무자본·갭투자 방식으로 수도권 빌라 2백여 채를 사들여 전세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MBN 취재진이 SNS 단체방을 확인해보니 서울 시내 12개 자치구를 비롯해 경기, 인천 등 피해지역도 다양했습니다.
고소장은 낸 세입자만 60여 명, 만기가 다가오는 세입자까지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100억 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지난달 29일 이 씨를 구속하고, 건축주와 부동산 업자 등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박혜빈입니다.
[park.hyebin@mbn.co.kr]
영상취재: 김민호 기자
영상편집: 최형찬
그래픽: 전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