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인 문제는 공급부족"
↑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월세 홍보물 / 사진=연합뉴스 |
지난 22년 통계청에서 만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거주 청년이 매달 내는 월세가 평균 45만 원에 달한다고 밝혀졌습니다.
여기에 관리비, 생활비를 더하면 매달 지출하는 고정 주거비용만 해도 100만 원에 가깝습니다. 벌이가 크지 않은 사회초년생에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금액입니다.
이런 청년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바로 ‘청년주택’입니다. 세부 조건에 따라 다양한 명칭으로 나눠지고, 주관하는 주택도시공사(LH, SH, GH 등)도 다양하기 때문에 딱 하나를 집어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통상 ‘청년주택’은 주거 문제를 겪고 있는 청년들을 위해, 시세보다 저렴한 금액에 임대 주택을 제공하는 사업을 의미합니다.
사회초년생인 MBN 인턴기자도 ‘주거 문제’를 몸소 겪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청년 주택 입주에 도전했지만, ‘서류 합격’조차 해보지 못했습니다.
“본가는 지방이고, 모아놓은 돈도 없고, 벌이도 적은 내가 아니면 누가 청년주택에 들어가는가?”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전문가에게 직접 들어봤습니다.
↑ 유튜브 '아영이네 행복주택' 채널주 윤인한님 / 사진=MBN |
지난 3월, MBN 인턴기자는 구독자 40만 명의 유튜브 채널 ‘아영이네 행복주택’을 운영 중인 채널주 윤인한 님을 만났습니다.
충청도 출신 인턴기자는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하며 상경했습니다. 재학 중에는 지역 기숙사인 ‘충북학사’에 거주했지만, 취업 준비를 위해 휴학을 택하며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근로장학생 근무,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며 월 80만 원 남짓 생활비를 벌어 쓰는 상황. ‘나 정도면 충분히 청년주택에 들어가겠지’ 생각하며 휴학 1년 전부터 청년주택 입주를 준비했습니다.
민간임대·공공임대, SH·LH·GH 가리지 않고 올라오는 공고를 모두 읽어보며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록 청년주택 입주는커녕 ‘서류합격’ 소식조차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청년주택 입주에 실패할 상황. 인턴기자는 ‘청년주택 전문가’ 윤인한 님에게 물었습니다. “청년주택은 대체 누가 들어가나요?”
그는 인턴기자가 청년 주택 입주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로 “지원 횟수 부족”을 꼽았습니다. 지난해 저의 지원 횟수는 20회 내외.
또 “몇십 대 일, 때로는 몇백 대 일로 경쟁률이 높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지원해서 당첨 확률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과 가까워 접근성이 좋지만, 비교적 경쟁률이 낮은 경기도에 지원하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대체 누가 청년주택에 들어가냐’는 질문에는 ‘될 때까지 도전하는 사람’이라고 답했습니다. 절대적인 경쟁률이 높으니, 꾸준히 지원하며 당첨 확률을 높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청년주택의 선정 방식은 크게 순위·배점 순과 무작위 추첨으로 나뉩니다. 순위·배점 순 방식은 고득점자가 아닌 경우 추첨 기회조차 얻기 어렵습니다. 그 때문에 순위·점수가 낮은 대부분 청년은 경쟁률이 높더라도 추첨 기회가 주어지는 무작위 추첨에 최대한 많이 지원하여 당첨 확률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로 ‘공급 부족’을 꼽았습니다. 스웨덴, 네덜란드 같은 유럽의 경우 공공주택 비율이 20%가 넘어가지만, 우리나라는 8%에 불과해 공급 자체가 모자란다는 것입니다.
‘할당제의 부재’ 도 개선할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청년 주택 지원 시에는 소득 수준, 거주 지역 등을 따져서 순위를 나누고 점수를 부여하는데, 할당 제도가 존재하지 않아 입주 기회가 1순위 청년에게만 한정돼 있다는 것입니다. 1순위, 2순위, 3순위를 적당한 비율로 뽑아 순위가 낮은 청년도 입주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 서울시 불광동에 위치한 청년주택 / 사진=청년안심주택 공식홈페이지 캡처 |
현재 불광동에 위치한 청년안심주택에 거주 중인 A씨는 청년주택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 ‘실거주자를 고려하지 않는 평수’를 꼽았습니다. 세대수를 늘리려고 평수를 너무 좁히다 보니, 실제 생활 중에 답답함을 느끼거나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 3월 올라온 SH의 청년안심주택 공고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집은 14㎡였습니다. 14㎡는 4평 정도로, 주차장 한 칸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큰 크기입니다.
청년주택의 문제점으로 자주 지적되는 ‘층간소음’도 너무 많은 집이 한 건물에 빼곡히 붙어있어 발생하는 문제로 볼 수 있다고 A씨는 지적했습니다.
A씨는 입주 시 대출에 대한 부모님의 부정적인 인식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떠올리며, 청년주택·청년 우대 대출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정책 자체를 알리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청년주택,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정책이지만, 청년 세대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정책입니다.
지난 10일 치러진 제22대 총선에서는 대부분의 정당이 ‘청년 주거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선거용 약속’에 그치지 말고, 주거 문제를 겪는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정책 본질이 실현되도록 노력해 주길 부탁합니다.
※ 인기척은 MBN '인'턴 '기'자들이 '척'하니 알려드리는 체험형 기사입니다.
[윤도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oloopp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