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일) 노동자들의 대규모 집회에 앞서 최근 공무원들은 검은색 옷을 입고 추모제를 열었습니다.
민원에 시달리던 김포시 공무원이 숨진 뒤에도 계속 젊은 공무원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인데, 부디 악성 민원 전화를 끊을 수 있게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강세현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3월, 김포시에서 도로 정비 업무를 담당하던 30대 공무원 숨졌습니다.
일 처리가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온라인에 신상과 악성 게시글이 올라온 뒤였습니다.
이후에도 한 달 사이에 저연차 공무원 5명이 세상을 등지자 공무원들은 추모제를 열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호소했습니다.
▶ 인터뷰 : 황보영 / 국가보훈부 주무관
- "말투가 맘에 안 든다고 지적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규정이 맘에 안 들면 육두문자는 기본에…."
공직자 민원 응대 매뉴얼입니다.
민원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전화했을 때도 30분 동안 이야기를 듣고서야 끊을 수 있습니다.
성희롱이나 폭언을 들으면 상급자의 허락을 받고 잠시 쉴 수 있지만, 돌아온 뒤 전화기가 올리면 또 수화기를 들어야 합니다.
이때 상급자한테 전화를 돌릴 수 있지만, 악성 민원 전화를 넘기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 인터뷰 : 박중배 / 전국공무원노조 대변인
- "통화가 길어져서 선생님 제가 이 정도 설명드리고 끊겠습니다, 이러면 또 전화 오겠죠. 그러면 불친절 공무원으로 신고하는 거예요."
해외는 다릅니다.
영국과 호주는 악성 민원인의 방문이나 연락 시간을 제한하고 대면 시 경찰서나 경호원이 있는 곳에서 만나야 합니다.
전화가 아닌 서면이나 이메일을 통해서 민원을 넣게 합니다.
▶ 인터뷰(☎) : 김세진 / 한국행정연구원 박사
- "악성 민원인의 연락 방법을 제한하는 거죠. 개인 이메일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기관 대표 이메일을 통해서만 연락을 하게 한다든지."
악성 민원을 '끊을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accent@mbn.co.kr]
영상취재 : 김재헌 기자, 이성민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
그래픽 : 송지수
화면제공 : 전국공무원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