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빗길 과속 운전으로 보행자 치어 숨지게 한 50대 운전자 금고형

법원, "유족과 합의했더라도 주의의무 위반 정도 상당"

↑ 횡단보도 표지판 / 사진=연합뉴스

야간 빗길에서 제한속도를 준수하지 않고 과속하다 길을 건너던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50대가 금고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법원은 운전자가 유족과 합의했더라도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 정지하지 않는 등 주의의무 위반 정도가 심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55·여)씨에게 금고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오늘(20일) 밝혔습니다.

A씨는 지난해 8월 23일 오후 7시 30분에 원주시의 제한속도가 시속 24㎞인 야간 빗길 도로를 시속 55㎞로 운행 중 횡단보도로부터 3ｍ 떨어진 지점에서 길을 건너던 80대 노인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야간에 빗길이었고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였기 때문에 해당 제한속도를 준수하면서 횡단보도 앞 정지선에서 일시 멈춰서 주변을 살핀 뒤 진행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사실이 공소장에 담겼습니다.

박 부장판사는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 정지하지 않은 것은 물론 전방 주시의무도 게을리해 사고를 낸 과실이 인정된다"며 "피해자가 횡단보도 3ｍ 위쪽을 건너고 있었더라도 과실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유족과 합의돼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주의의무 위반 정도가 상당히 중하다고 보이는 만큼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양형이 무겁다고 판단한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