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기후행동 / 사진=연합뉴스 |
정부의 기후 위기 대응이 부실하다면 기본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어긋나는지에 대한 첫 헌법재판 공개 변론이 오는 23일 열립니다.
오늘(1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청소년·시민단체·영유아 등이 낸 기후소송 4건을 병합해 23일 오후 2시쯤 공개 변론을 엽니다.
심판 대상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과 시행령, 국가 기본계획 등에서 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30년까지 2018년 배출량 대비 40%로 줄이는 것'으로 설정한 부분입니다.
청구인들은 기후변화에 정부가 충실히 대응하지 않아서 미래 세대에게 '안정된 기후에서 살 권리'를 비롯한 헌법상 환경권, 생명권, 건강권, 행복추구권 등 기본권 침해가 발생한다는 입장입니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기후과학과 국제법이 요구하는 1.5도 온도 (상승 폭) 제한 목표에 현저히 부합하지 않으므로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를 위반한다"며 "2030년 이후 살아갈 세대에게 막대한 감축 부담과 기후변화 피해를 전가하는 것"이 청구인 측의 주장입니다.
반면 정부는 "녹색성장법과 탄소중립기본법을 통해 다양한 정책을 실행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한국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로 되어 있어 온실가스 감축이 어렵고, 장래의 기후 변화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지 불확실하므로 적법하지 않은 헌법소원 청구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 참고인으로는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과 박덕영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청구인 측으로, 안영환 숙명여대 기후환경에너지학과 교수와 유연철 전 외교부 기후변화대사가 정부 측으로 변론에 출석합니다. 이들은 기후과학과 국제협상 관련 의견을 낼 예정입니다.
↑ 초등학생 이예솔 양이 쓴 편지 / 사진=연합뉴스 |
이번 변론은 청소년들이 2020년 3월 기후 소송을 처음 제기한 뒤 4년 만에 열립니다. 기후 소송의 공개 변론이 열린 건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최초입니다. 헌재는 5월까지 두 차례 공개 변론을 엽니다.
청구인 측에 따르면 2019년부터 이번 해까지 네덜란드와 독일, 유럽인권재판소 등에서 각국 정부의 부실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기본권 침해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헌재에 한국의
청구인 측 윤세종 변호사는 "우리는 지금 미래세대의 권리를 끌어다 소진하고 있다"며 "명백히 다수에 의한 소수 권리의 침해이며, 이와 같은 침해를 막는 것이 헌법재판소 본연의 역할이자 책무"라고 말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