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공백이 7주째로 접어들면서 그간 이탈한 전공의들의 업무를 나눠서 해 오던 간호사들이 집단 번아웃에 빠진 모양새입니다.
코로나19 때도 꿋꿋이 버텼던 간호사조차 더 이상은 못 버티겠다며 이탈하고 있습니다. 업무 과중이 한계점에 이르고 있습니다.
안정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코로나19 때도 의료 현장의 최전선에 있었던 10년차 간호사 김 모 씨는 최근 사직을 결심했습니다.
업무 강도와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버틸 여력이 남아있지 않은 탓입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부산 소재 대학병원 간호사
- "환자가 한 분 사망을 하셨는데, (사망 선고할) 의사도 없고 환자가 사망한 채로 한 1~2시간가량 방치가 돼 있던 상태였고…."
의사 부족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최근에는 의사 대신 의료행위를 하도록 종용받기까지 했다고 전합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부산 소재 대학병원 간호사
- "심전도 찍는 법을 알려줄 테니 심전도를 한번 찍어보지 않겠느냐고…."
환자가 많은 병동으로 파견 업무를 하고 있는 다른 대학병원 간호사는 자신이 소모품처럼 느껴진다고 토로했습니다.
▶ 인터뷰(☎) :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 간호사
- "필요할 때만 사용하고 버리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게 있죠. 간호사를 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하든가 생각을…."
▶ 스탠딩 : 안정모 / 기자
- "전공의 파업 이후 정부가 간호사에게 허용한 업무에는 중심정맥관 삽입술처럼 고난도의 시술도 포함돼 간호사의 부담이 커진 상황입니다."
비상경영체계로 들어선 병원들이 앞으로 임금마저 제때 지급하지 못한다면 이탈하는 간호사들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
- "환자가 계속 줄고 있고 지출마저도 계속 (의료대란이) 유지되면 임금지급이 안 되겠죠."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될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사이, 의료공백을 온몸으로 막아왔던 간호사들마저 하나 둘 쓰러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정모입니다.
영상취재 : 이성민 기자·신성호 VJ·강준혁VJ
영상편집 :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