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들 "한계 왔다…근무시간 재조정할 것"

전의비 "다음 달 1일부터 외래수술 조정"
"정부, 진정한 대화 원한다면 박민수 차관 빼달라"
"의협과 교수단체 다르지 않아"

↑ 어제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의대 교수들이 의료공백 장기화로 인해 한계가 왔다면서 근무시간을 재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오늘(3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환자를 전부 보고(진료하고) 환자를 줄이지 않았지만, 물리적이고 체력적인 한계가 온 것 같다"며 "근무시간을 재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각 (진료)과 사정에 따라 비필수의료를 줄이고 필수의료에 신경을 더 쓰려 한다"며 "상급병원에서 다른 환자를 치료할 수 있게 경증 환자를 줄이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상급병원에 와야 할 급한 환자는 의사의 도리를 다하기 위해 진료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전의비는 어제(29일) 20개 의대가 참여한 4차 총회에서 "진료하는 교수와 환자 안전을 위해 4월 첫째 주부터 24시간 연속근무 후 주간 업무 오프를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근무조건을 위해 중증 및 응급환자 진료를 제외한 외래 및 수술은 대학별로 조정하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교수들은 아울러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의 언행이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정부에 "박 차관을 언론 대응에서 제외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방재승 전의비 위원장은 오늘(30일) 기자회견에서 "정부 쪽이 2000명(증원)을 절대 철회할 수 없다고 했고, 특히 박민수 차관이 너무 강하게 얘기한다. 한덕수 총리는 의사단체와 의미있는 대화를 했다고 밝혔는데, 앞뒤가 안 맞다"며 "정부 의견을 일방적으로 얘기하는 박 차관이 언론 대응에서 뒤로 물러나 주면 대화의 물꼬가 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강홍제 원광대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은 "(박 차관이) 이 사태를 악화시킨 분이라고 판단한다. 의사를 무시하는 거친 언사가 (의사의) 감정을 건드렸다. 그런 대상자와 어떻게 대화를 할 수 있겠나"라며 "사태 악화가 아니라 대화를 위해서 박 차관이 언론 선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사직서 제출하는 의대 교수들 / 사진=연합뉴스

한편 전의비는 의사들이 대화창구를 단일화하지 못한 것이 정부와의 대화가 열리지 않은 이유라는 지적에 대해서 "정부 측의 주장"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방재승 위원장은 "의사 쪽은, 특히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과 전의비는 잘 소통하고 있다"며 "대한의사협회(의협) 쪽에서는 회장이 이번에 선출됐으니 얘기를 해봐야 할 것이지만, 의협과 교수단체가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