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기 숨겨 오는 아이들 많아져"...특수교사들 호소

웹툰 작가 주호민 씨 아들을 가르치던 특수 교사의 아동 학대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제3자 녹음에 대한 증거 능력이 인정된 가운데, 불법 녹음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특수교사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교실 자료화면, 학생에게서 발견한 녹음기. / 사진 = MBN, 전국특수교사노조

오늘(28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특수교사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발생한 '몰래 녹음' 사례를 공개했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12일 충청도 소재의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특수교사 A 씨는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 옷소매 안감에서 녹음기를 발견했습니다.

A 씨는 교권보호위원회에 이 사실을 알리고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수도권의 한 학교에서 근무하는 특수교사 B씨도 지난 23일 학생 가방에서 녹음기를 찾았는데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수업 내용이 모두 담겨 있었습니다.

노조는 "불법 녹음은 아동학대 정황이 있어 일어나는 게 아니다. 학부모들은 본인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불법 녹음을 이용한다"면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발견할 때까지 녹음을 반복한 뒤 문제가 되는 부분을 짜깁기해 민원을 넣거나, 심지어 아동학대 신고 자료로 쓴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특수교사들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 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수업과 생활 지도가 점점 더 두려워진다고 호소하는 형편"이라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웹툰 작가의 아동학대 고소 사건에 대해 재판부가 불법 녹음 내용을 증거로 인정한 뒤 이 같은 불법 녹음이 더 많아졌다"며 "'몰래 녹음'이라는 불신 가득한 현장이 아니라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교육 현장이 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