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 MBN |
영화 티켓 값이 500원 내리고, 출국 때 항공 요금도 4,000원 줄어들 전망입니다. 소비자들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내서 이른바 '그림자 세금'이라 불렸던 각종 부담금이 없어지거나 줄어들면서, 국민 생활에 밀접한 서비스와 상품 가격들이 인하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27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가 발표한 '부담금 정비 및 관리체계 강화 방안'을 보면, 정부는 총 91개 부담금 중 32개에 칼을 댔습니다. 32개 중 18개 부담금은 폐지하고, 14개 부담금은 금액을 감면한다는 방침입니다.
부담금은 특정 공익사업 등을 위해 운영하는 것으로, 세금처럼 피해갈 수 없다 보니 '그림자 조세'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국민이나 기업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내고 있어 조세 부담이 증가했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역대 어느 정부도 추진하지 못했던 과감하고 획기적인 수준으로 부담금을 정비하겠다"는 게 윤석열 대통령의 설명입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자유홀에서 열린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영화표를 살 때 티켓 가격에 포함되는 입장권 부담금이 폐지됩니다. 영화 입장권 가액의 3% 수준인 영화 부담금은 영화발전기금 재원으로 쓰이는데, 폐지될 시 영화 티켓 가격은 약 500원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항공 요금에 포함돼 있는 출국 납부금도 현재 1만 1,000원에서 7,000원으로 내려갑니다. 특히 출국 납부금 면제 대상이 기존 2세 미만에서 12세 미만으로 확대됩니다.
여권을 발급 받을 때 내고 있던 국제교류기여금도 줄어듭니다. 유효기간 10년 짜리 복수 여권을 발급할 때 국제교류기여금 명목으로 최대 1만 5,000원을 내야 하는데 이를 3,000원 하향 조정한다는 계획입니다.
전기 요금도 줄어듭니다. 전기 요금에 자동으로 따라 붙는 전력산업기금 부담금은 전기요금의 3.7%에서 2.7%까지 인하됩니다. 앞으로 1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식입니다.
이로 인해 4인 가구 평균 사용량 기준으로 연간 8,000원의 전기료를, 영세 제조업체 기준 연간 62만 원의 전기료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 여의도 / 사진 = MBN |
기업이 내던 부담금도 개편됩니다.
그동안 분양사업자들은 분양 가격의 0.8% 상당에 해당하는 학교용지 부담금을 냈습니다. 학령 인구 감소로 신규 학교 용지 수요가 계속 감소하는 점 등을 고려해 이를 아예 폐지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입니다.
개발시행사업자에게 부과되는 건설개발부담금은 수도권 50%, 비수도권 100% 감면합니다. 이로 인해 정부는 침체기를 겪고 있는 건설 경기를 활성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경유차 소유자에게 부과하는 환경개선부담금을 영세 자영업자 대상으로 50% 인하하고, 기업에 부과해 온 폐기물부담금 대상에서 껌은 제외하기로 하는 등 기업이 느끼는 체감도는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지난 2002년 부담금관리 기본법이 도입된 이후 22년 만에 실시되는 이번 정비를 통해, 정부는 부담금 2조 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정부는 시행령
한편, 정부는 부담금 폐지 또는 감면 시 해당 부담금이 지원해 온 사업의 예산 조달을 위해 기금 여유 재원이나 일반 회계 재원을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