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의협회장 "대통령 사과·복지장관 파면이 대화 조건"

↑ 42대 대한의사협회장에 당선된 임현택 소아과의사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결선 투표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 신임 회장으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당선됐습니다. 임 당선인은 대화 조건으로 ‘대통령 사과’와 ‘보건복지부 장관 파면’ 등을 제시해 대정부 투쟁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의협은 오늘(26일) 제42대 회장 선거 결선투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임 당선인은 유효 투표수 3만 3,084표 중 2만 1,646표(65.43%)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습니다. 임기는 오는 5월 1일부터 3년간입니다.

임 당선인은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과 관련해서는 강경파로 분류됩니다. 그는 저출생으로 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에 오히려 의대 정원을 500~1,000명 줄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의사들은 파시스트적 윤석열 정부로부터 필수의료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임 당선인은 이날 당선 소감에서 “의료계가 지금 할 일은 전공의와 (의대) 학생들을 믿어주고 그들에게 선배로서 기댈 수 있는 힘이 돼주고, 적절한 때가 되기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원점 재논의할 준비가 되고, 전공의·학생들도 대화 의지가 생길 때 협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진 취재진 질의응답에서는 “면허정지나 민·형사 소송 등 전공의·의대생, 병원을 나올 준비를 하는 교수들 중 한 명이라도 다치는 시점에 총파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강경 노선을 거듭 예고했습니다.

정부와의 협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전공의 대표·의대 교수들을 충분히 포함해 정부와의 대화 창구를 만들겠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차관 파면, 의대 증원에 관여한 안상훈 전 사회수석 공천 취소가 기본이고 대통령 사과가 동반돼야 한다”며 “면허 정지 처분 보류 등은 협상 카드 수준에도 들지 못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의협이 의대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 대응을 선언한 만큼 임 당선인은 5월 임기가 시작되기 전 현 비상대책위원회와 논의해 업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됩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