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무급휴가·병원 통폐합' 등 경영난 타개 안간힘
![]() |
↑ 폐쇄 안내 붙은 대학병원 병동 / 사진=연합뉴스 |
전공의 집단 이탈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빅5' 병원들이 하루 수십억 원씩 적자를 겪고, 서울대병원은 1천억 원의 '마이너스 통장'을 만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주요 병원은 정부에 저금리 융자 규모를 확대해 달라는 요청까지 했습니다. 직원 무급 휴가와 병동 통폐합 등에 나선 병원들도 전국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습니다.
오늘(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대학 병원들은 규모에 따라 큰 곳은 지난해 매출에 비해 하루에 10억 원 이상, 중간 규모 병원은 7억 원씩 손실을 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서울대병원은 특히 공공의료에 투자를 많이 해 원래도 적자였는데, 이번 의료 공백 사태로 인해 최근에는 예년보다 하루 10억씩 매출이 줄었습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원래 지난해에도 900억 적자가 났는데, 상황이 더 안 좋아졌다"며 "장기화할 경우 경영이 정말 어려워지고, 새로운 장비와 시설 투자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은 기존에 500억 원 규모였던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를 2배로 늘려 1천억 원 규모의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었습니다.
서울아산병원도 병상 가동률이 급감한 데 따라 날마다 10억 원을 훌쩍 넘는 손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있는 한 수련병원은 "고령 직원이 많아 인건비가 원래 많이 나갔고 순수익이 거의 없었는데, 최근 사태로 인해서 거의 매일 적자를 보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 |
↑ 부산의 한 대학병원 내 병동이 텅 비어 있다. 2024.2.27 / 사진=연합뉴스 |
전공의들의 현장 이탈이 2월 중순부터 이어진 것을 감안하면 3월은 더욱 손해가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빅5' 병원 관계자는 "2월 19일부터 단체 행동이 시작됐고 3월까지 계속하고 있으니 상황은 더 심각하다"며 "운영 자금이 모자라면 우리 병원도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병원들은 정부에도 손을 벌려 저금리 융자 규모를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오늘(15일) "일부 사립대 병원들로부터 정부가 사립대 법인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한국사학진흥재단 융자사업 예산을 좀 더 늘려 달라는 건의가 최근 들어왔다"고 밝혔습니다.
사학진흥재단은 사립학교나 학교법인을 대상으로 부속병원 시설 신·증축, 개·보수, 의료 기자재 확충 등을 위해 600억 원 규모의 융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교육부 관계자는 "예산 문제여서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당장 늘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습니다.
![]() |
↑ 서울 한 대학병원 복도에 '단기 무급 특별휴가' 중단을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 사진=연합뉴스 |
상당수 병원은 직원 무급휴가 제도를 도입하거나 입원 병동을 통폐합하는 등 '고육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동아대병원, 대전을지대병원, 제주대병원 등 전국 곳곳의 병원들이 의사 직군을 제외하고 간호사, 행정직, 기술직 등의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습니
순천향대 천안병원, 전남대병원, 대전성모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제주대병원 등 병동 통폐합에 나서는 병원들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빅5' 병원 등 서울의 주요 병원들은 병동 통폐합은 아직 없다고 밝히지만, 사실상 통폐합 수준으로 병동 운영을 축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