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한 병원 건물이 길게는 수십 년째 방치되면서 흉물이 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보기 싫다는 수준을 넘어 일부 유튜버들의 공포체험 장소로 전락한 곳도 있습니다.
지방정부는 사유지라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며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추성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남 창원의 한 도심.
붉은색 벽돌로 된 4층 건물이 눈에 띕니다.
외벽은 수풀이 우거져 정글을 방불케 하고, 낡은 철제문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1980년대 문을 닫은 병원입니다.
한 유튜버가 '폐가 체험'이라며 촬영한 내부 모습은 공포 그 자체입니다.
"와! 이거 뭐야? 완전 공포영화에 나오는 분위기 같아요."
광주 도심에도 40년 넘게 짓다 만 병원이 있습니다.
이곳도 유튜버들의 '공포 체험' 단골 촬영지입니다.
▶ 인터뷰 : 지역 주민
- "보기 싫죠. 이게 건물이 어디귀신 나오는 데도 아니고."
이 병원 건물도 5년 넘게 방치됐습니다.
관리자는 커녕 흔한 잠금장치 하나 없습니다.
▶ 스탠딩 : 추성남 / 기자
- "안으로 들어와 봤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유리창은 산산조각났고, 복도를 따라 안으로 들어와 보면 벽면에는 이렇게 낙서가 한가득입니다. 또, 바닥엔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습니다."
보기 싫어도 엄연한 사유재산인지라 지자체도 손쓸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 인터뷰(☎) : 경기 여주시 관계자
- "저희도 일단 사유지라서 활용 계획에 대해서라도 알려 달라고 연락을 계속하고는 있긴 한데, 현재로서는 답변은 없는 상태라서…."
성공사례가 없는 건 아닙니다.
경기 과천시는 20년 넘게 방치된 병원 부지를 LH와 함께 사들여 공공주택을 지었고, 동두천의 이 병원도 병원 재단을 설득해 공공의료원으로 바꿀 계획입니다.
▶ 인터뷰(☎) : 경기 동두천시 관계자
- "계속 방치돼 있는 것보다 어떤 식으로도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의료재단) 그분들이 다 일괄 동의를 하시고…."
2022년 한 해에만 전국적으로 95개의 병원이 문을 닫았는데, 수십년 전부터 방치된 병원 건물 숫자는 파악조차 어렵습니다.
MBN뉴스 추성남입니다.[sporchu@hanmail.net]
영상취재 : 김영호·박준영·배완호·최양규·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