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대 증원으로 산업계 망가져…국가 자살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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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의대 증원 정책의 시비를 가리는 정부와 의사단체의 여론전이 국외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글로벌 뉴스통신사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했고,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외신 기자간담회를 열어 각자의 정당성을 강조했습니다.
조 장관은 전날(5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전공의에 대한 행정명령이 기본권을 제한한다는 의사단체들의 주장에 대해 "한국법에 따른 정당한 조치"라고 반박했습니다.
조 장관은 "모든 한국 국민은 헌법상 직업 선택의 자유를 보장받는다. 그러나 정당한 사유 없는 집단 사직서 제출은 현행 의료법과 형법을 위반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헌법상 보장된 자유로 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집단 사직서 수리 제한 등 행정명령은 집단 사직 등으로 명백히 초래될 국민 보건 위해를 방지하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의사 증원이 비과학적이라는 WMA의 지적에 대해서는 "의대 정원 확대는 과학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계 등 사회 각계와 논의하고, 40개 의대의 수요 조사를 기반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복지부는 해당 인터뷰 내용을 담은 자료를 외신 기자들에게 배포했습니다.
한편 의협도 같은 날 오후 3시 외신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국회의원 출신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박인숙 대외협력위원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외신 기자간담회 기조발언을 올렸습니다.
박 위원장은 "의사들이 의대 정원을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기 때문"이라며 "의대 증원의 직격탄을 맞을 분야는 이공계와 산업계로, 급격한 의대 증원 때문에 (이들 분야의) 젊은이들이 의대 입시에 올인함으로써 대한민국 산업계가 망가진다. 이는 국가 자살 수준"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의대 정원 확대로 금전적 이득을 얻는 대학 총장에게 증원 규모를 물어보는 건 고양이에게 생선을 몇 마리 줄(받을) 거냐고 묻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급박한 상황도 아닌데 의대 정원을 갑자기 2천명 늘리려는 건 한 달 뒤 총선에서 표를 얻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뉴욕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로이터 등의 외신 기자들과 인터뷰를 이어오고 있다"며 외신들과의 소통 소식을 알렸습니다.
박단 위원장이 링크로 걸어둔 뉴욕타임스 기사에서 한 사직 전공의는 "우리는 환자들과 함께 울었고, 회복 과정에서 그들의 손을 잡아줬다.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기사에서 임현택 대한소아과학회장은 전공의 상황을 "어린 소년 소녀들이 강제로 공장에서 일해야 했던 산업혁명 때와 비슷하다"고 '강제노동'에 빗댔습니다.
이 날 의협은 세계의사회 루자인 알코드마니(Lujain ALQODMANI) 회장의 지지 영상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알코드마니 회장은 "의대생과 젊은 의사들을 포함한 우리 동료들은 민주적 법규와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그들의 권리를 평화롭게 행사하고 있다"며 "개인적 사유의 사직을 저지하고 학교 입학 조건을 규제하려는 한국 정부의 시도는 잠재적 인권 침해이고, 대한민국에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이런 조치를 재고하고, 의료계에 가하는 강압적인 조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의대생들도 해외 대학에 자신들의 정당성을 호소했습니다.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KMSA)는 130개국 의대생이 가입된 세계의대생협회연합(IFMSA)에 "정부가
KMSA는 성명에서 "우리는 독재적인 정부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미래의 환자를 위험에 빠뜨리도록 놔두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