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가까워지며 산을 찾는 등산객들도 점차 늘고 있는데요.
하지만, 무단 투기한 쓰레기들로 산들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MBN 취재진이 찾은 등산로 주변에서는 88서울올림픽 때 만들어진 조미료 봉투가 버려져 있었다고 합니다.
박혜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서울 종로구 인왕산입니다.
등산길 초입부터 밑창이 떨어져 나간 구두와 너덜너덜해진 설탕 봉지, 무단투기 금지 안내판 아래 버려진 페트병이 발견됩니다.
매년 350만 명의 등산객이 찾는 서울 서대문구의 북한산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녹슨 페인트통과 깨진 그릇, 숟가락 등이 산 곳곳에 버려졌는데, 가벼운 마음으로 산을 찾은 등산객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 인터뷰 : 류순이 / 서울 홍은동
- "쓰레기들 함부로 버리고 그런 부분이 참 못마땅하더라고요. 저 위에도 가보면 많이 버려요. 휴지 같은 것을."
지난해 북한산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는 무려 47.7톤에 달합니다.
등산로 관리 인력은 27명 수준인데 겨울철에는 이마저도 없습니다.
산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게 취미인 환경 유튜버와 기자가 직접 쓰레기를 주워 봤습니다.
▶ 스탠딩 : 박혜빈 / 기자
- "저희가 1시간 정도 산을 둘러봤는데 20L 짜리 쓰레기봉투 2개가 가득 찼습니다. 봉투 공간이 부족해 담지 못한 쓰레기가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분해에만 500년 넘게 걸리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숲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홍수열 / 자원순환사회연구소 소장
- "플라스틱이 썩을 때 미세 플라스틱이 떨어져 나오는데, 이게 식물의 뿌리를 통해 흡수되면 먹이사슬을 통해 이동될 수 있거든요."
산에 버려진 쓰레기가 결국 우리의 환경과 건강에 해를 끼치는 만큼 처벌 강화와 함께 의식 개선을 위한 지속적 캠페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박혜빈입니다.
[park.hyebin@mbn.co.kr]
영상취재: 김민호 기자·신성호 VJ
영상편집: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