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의료 총파업 당시 정부, 2주간 맞서다 '백기' 들어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사직이 잇따르는 가운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 사진=연합뉴스 |
의료계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인해 가동되는 비상진료체계가 버틸 수 있는 기간은 대략 '2∼3주 정도'로 여겨집니다.
특히 전공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상급종합병원의 부담이 큰데, 당직에 교수들을 대거 동원하며 전공의 업무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임시방편인 겁니다.
정통령 중앙사고수습본부 중앙비상진료상황실장은 "여러 병원 상황을 보면 대략 2∼3주 정도는 기존 교수님들과 전임의, 입원전담전문의, 중환자실전담전문의 등 전공의를 제외한 인력으로 큰 차질 없이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비상근무 당직 체계를 짜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이상으로 기간이 길어지면 이분들의 피로도가 누적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때는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 중 필요한 인력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병원들은 지난 2020년 8월 의료계 총파업의 악몽이 되살아난 게 아니냐며 전공의들의 눈치만 살피고 있습니다.
전공의들은 지난 2020년 당시 의대 증원에 반발해 8월 7일 한 차례 총파업을 벌였고, 같은 달 14일 대한의사협회의 총파업에 참여했습니다.
이후 같은 달 21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당시에도 수술 취소, 진료 차질 등 '의료대란'이 벌어졌고, 결국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 지 2주 만에 정부가 '백기'를 들었습니다.
같은 해 9월 4일 대한의사협회와 정부가 의정 합의를 맺으며 갈등이 일단락됐으나, 전공의들은 9월 8일에야 업무에 복귀했습니다.
더욱이 임상 강사, 펠로 등으로 불리는 '전임의'들도 사직 대열에 가세할 경우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의료 공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전임의는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를 취득한 후 병원에 남아 세부 전공을 배우는 의사들입니다.
여기에 더해 '파업'했던 2020년과 달리, 이번에는 '사직'인 만큼 상황이 더 악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의료계
빅5 병원 관계자는 "당시에는 하루 연차를 쓰고 집단행동에 참여하거나, 무기한이라고 해도 언젠가는 돌아오는 '파업'의 개념이지 않았느냐"며 "이번에는 아예 사직서를 제출한 터라 상황이 더 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하루속히 갈등이 봉합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지예 기자/calling@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