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살 국내 최고령 코끼리 '사쿠라' 폐사

서울대공원에 살던 1965년생 국내 최고령 코끼리 '사쿠라'가 노령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 사진=서울대공원 제공/연합뉴스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아시아코끼리 암컷 사쿠라는 지난 13일 폐사했습니다.

코끼리 59살은 인간으로 치면 90살을 넘긴 나이입니다.

사쿠라는 1965년 2월 태국에서 태어나 7개월 만에 일본으로 옮겨져 다카라즈카 패밀리랜드에서 서커스 공연을 하던 코끼리로 지난 2003년 패밀리랜드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으면서 같은 해 5월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졌습니다.

하지만 사쿠라는 어린 나이부터 서커스단에서 생활해 다른 코끼리와 무리 생활을 겪지 못한 탓에 사회성 부족으로 서울대공원에서도 줄곧 단독생활을 해왔습니다.

이에 사육사들은 2018년부터 지속적인 합사 훈련을 했고 사쿠라는 마침내 키마·수겔라·희망이 등 3마리의 코끼리와 무리를 이뤄 최근까지 함께 생활했습니다.

야생에서 코끼리는 암컷 우두머리가 이끄는 무리 생활을 하며 수컷 코끼리만이 성장한 뒤 독립해 나오면서 단독 생활을 합니다.

사쿠라는 건강히 지내다 지난 2019년 4월 발톱에 염증이 생기는 '조갑염'에 걸려 고비를 넘겼지만 지난해 11월부터 복부에 물이 차고 생식기 피하부종이 악화됐습니다.

특히 지난달 10일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다고 서울대공원은 설명했습니다..

코끼리 전담반 사육사들은 "어린 시절부터 외롭고 힘든 삶을 살아온 사쿠라가 서울대공원에서 가족을 만나 노년을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었고 국내 최고령 코끼리로 건강하게 지내는 모습은 관람객들에게 희망을 줬다"며 "잊지 않겠다"라고 전했습니다.

[오지예 기자/calling@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