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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20일(현지시간) 독일 쾰른 대성당 앞에서 한 신부가 여성 커플에게 축복을 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공식 승인한 가운데, 한국에서도 동성 커플을 위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 기도가 이뤄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오늘(13일) 가톨릭 앨라이 아르쿠스(이하 아르쿠스)에 따르면, 글라렛 선교 수도회 소속 이승복 라파엘 신부는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여성 커플 두 쌍을 위한 축복 기도를 올렸습니다. 아르쿠스는 성소수자의 인권 증진을 위해 연대하는 이들이 모인 비영리 단체입니다.
축복 기도를 받은 이들은 2013년 캐나다에서 동성 결혼을 한 크리스씨와 배우자 아리씨, 또 다른 동성 커플인 유연씨와 윤해씨입니다.
이 신부는 "주님께서는 이들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이들에게 은총을 베푸소서"라고 이들의 행복을 기원했습니다. 이는 미국 제임스 마틴 신부가 동성 커플을 축복할 때 사용한 기도문입니다.
이 신부는 "성소수자들을 비롯해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자녀"라며 "하느님께서는 모든 존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시며, 주님의 축복에서 그 어떤 이도 배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아르쿠스를 통해 밝혔습니다.
한편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지난해 12월 18일(현지시간) '간청하는 믿음'이라는 제목의 교리 선언문에서 동성 커플이 원한다면 가톨릭 사제가 이들을 축복할 수 있다고 규정했습니다.
다만 새로운 선언문은 "(동성커플) 축복의 형식이 혼인성사의 정식 축복과 혼동을 유발하지 않도록 교회가 이를 의식으로 규정하지 말아야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교황청의 새로운 선언이 "성과 결혼에 대한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을 변경하거나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가톨릭 전례 행위'의 맥락에서 이해되어 온 '축복' 행위의 개념을 더 확장하는 선언"이라고 해석한 바 있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