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소방관' 119구조대, 인력 부족한 상황서 운영돼

↑ 문경 화재현장에서 현장조사가 이뤄지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최근 경북 문경 화재 현장에서 소방 구조대원 2명이 숨지며 소방관 인력 부족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른 가운데, 당시 119구조대 정원이 미달한 채 운영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오늘(13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경북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119구조대) 고(故) 김수광(27) 소방장과 박수훈(35) 소방교는 지난달 31일 문경의 한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 출동해 내부 인명수색에 나서다 고립되며 목숨을 잃었습니다.

당시 두 소방대원은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1팀 소속이었습니다.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는 모두 3개 팀으로, 팀마다 베테랑급 대원인 팀장을 포함해 6명이 정원입니다.

그러나 사고 당일 기준 1팀과 2팀은 정원보다 1명씩 부족한 5명으로 운영돼, 사실상 정원보다 2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구조대가 운영됐습니다. 3팀만 팀장을 포함해 정원 6명을 채운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소방당국은 김수광·박수훈 대원의 영결식에 이어 분향소 운영이 모두 끝난 지난 5일에야 인사발령을 내 인근의 안전센터 대원 4명을 119구조구급센터로 발령 냈습니다.

두 순직 대원의 빈자리에 더해 그간 정원보다 부족했던 대원 2명을 뒤늦게 충원한 것입니다.

이러한 인력 운용이 순직 사고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문경소방서 뿐만 아니라 다른 소방서에서도 여전히 현장 구조대원 인력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경북도소방본부는 소속 소방서 21곳 중 구조대원 정원을 모두 채운 곳은 포항남부소방서와 구미소방서 등 2곳에 불과합니다. 안동소방서와 포항북부소방서는 정원 대비 현인원 비율이 70%대로, 구조대원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진영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현장 시스템을 고치려면 예산과 인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일이 쉽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며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