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2일) 밤 임시총회 결과가 나오면 정부와 의사단체 양측의 대응 방향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전망입니다.
사회정책부 강세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만약 전공의들이 단체행동에 나서기로 한다면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 기자 】
네, 2020년에도 전공의들은 단체로 일에서 손을 뗀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정부는 의대 정원을 10년간 4천 명을 늘리고 공공 의대를 설립하는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여기에 인턴과 레지던트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8월 21일부터 무기한 단체행동에 돌입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환자 진료 업무에 복귀하라는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지만 전공의들은 사직서까지 제출하면서 맞불을 놓았습니다.
▶ 인터뷰 : 당시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 대변인 (2020년 8월)
- "업무개시명령조차도 부당하다고 생각하는데 거기에 사직서까지 제출하신 분들에게도 법적인 제재를 가한다, 굉장히 부당하다고 느끼고 있고."
이때 전공의들이 단체행동에 나선 시점이 중요한데, 2020년 8월은 잠시 잠잠해졌던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기 시작하며 2차 유행이 시작된 시기였습니다.
당연히 전공의들의 휴업은 정부에 큰 부담으로 다가왔고, 당정은 전공의가 단체행동을 시작한 지 약 2주 만인 9월 4일에 의대 증원을 다시 논의하기로 의협과 합의합니다.
사실상 백기를 들었던 겁니다.
【 질문2 】
정부는 이번엔 증원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인데, 2020년과 달라진 게 있을까요?
【 기자 】
우선 지금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보건 비상 상태가 아니고요.
두 번째는 정부의 압박 카드가 더 강력해졌습니다.
지난해 의료법이 개정되면서 의사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의사 면허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만약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되고 여기에 따르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자격 정지뿐만 아니라 3년 이하의 징역형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재판 결과에 따라서 면허가 취소될 수 있는 겁니다.
대통령실도 "의대 증원은 돌이킬 수 없다"며 만일의 사태엔 의사 면허 취소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성태윤 / 대통령실 정책실장 (지난 8일)
- "지금이라도 무너져 가는 의료 체계를 바로 잡고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습니다."
【 질문3 】
그런데 만약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고 업무개시명령을 받지 않으려고 숨으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 기자 】
네,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되려면 문서가 개인에게 전달돼야 합니다.
2020년엔 전공의들이 휴대전화를 끄는 일명 '블랙아웃' 전략으로 문서 전달을 피했고, 정부는 업무개시명령 발동에 애를 먹었습니다.
하지만 2022년 법이 신설되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행정절차법 24조 2항엔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위하여 긴급히 처분할 필요가 있으면 휴대전화 문자 등으로도 처분할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실제로 2022년 11월 화물연대 파업 때에도 국토부는 문자로 업무개시명령서를 전달했습니다.
복지부 역시 명령서 전달을 위해 전공의들의 연락처를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휴대전화를 꺼도 효력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인터뷰 : 박민수 / 보건복지부 제2차관 (지난 8일)
- "만일의 사태가 벌어지면 법에 따라서 연락처를 확보하고 문자로도 송달하는 조치를 하겠습니다. 블랙아웃으로 전화기를 꺼놔도 문자를 보내면 송달의 효과가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만약 이 단계까지 간다면 전공의 측은 행정소송 등을 청구할 가능성이 커 양측이 법적으로 다툴 것으로 보입니다.
[ 강세현 기자 / accent@mbn.co.kr ]
영상편집 : 오광환
그래픽 : 고현경